오색나비 수컷~!

2022. 7. 5. 06:35나비 이야기













오색나비는 측면이나 정면에서 바라보면
날개의 윗면이 밝은 남색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황오색나비와 번개오색나비에게서도 나타나는 모습으로
오색나비들의 특징이자 매력이기도 합니다.
강원도의 어느 산골에서 한가롭게 먹이활동을 하고 있던
오색나비를 만나 찍어본 모습들입니다.
처음엔 제법 까칠하게 굴더니, 다행히도 멀리 달아나지도 않고
나중에는 아예 작정한 듯 모델이 되어 주더군요.
손 위에도 카메라 위에도 날아와 앉는 바람에, 함께
사진을 찍던 모든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어준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석주명 선생의 <조선 나비이름 유래기>에서
오색나비를 찾아보면, 아주 긴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옮겨 봅니다.
< 이 계통의 대표 종으로는 유럽에 흔한 A-iris, 즉
번개오색나비로 되어 있다. 그래서 오색나비라는 이름을
번개오색나비에게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우리나라에는
A-iris 보다 A-ilia 즉 오색나비가 대단히 많고 흔하니
오색나비라는 이름은 A-ilia 를 지칭하는 것으로 한다.>
라고 설명 되어 있었습니다.

유럽의 경우를 따르자면 번개오색나비가 당연히
오색나비라는 이름을 가져야 하겠으나, 우리나라에는
A-ilia 라는 학명을 사용하는 오색나비가 훨씬 더 많고
흔하므로 이 종류에게 오색나비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설명을 읽으면서 오색나비가 대단히 많고 흔하다는
대목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강원도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오색나비가
아무리 예전이라고 하더라도 대단히 많고 흔하다는 표현을
얻을 수는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선 나비이름 유래기>에서 황오색나비
관한 설명을 찾아보니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백문기 선생의 한반도나비도감을 참조해 보니
황오색나비라는 이름이 처음 사용된 것이 1978년
곤충학자이신 이승모 선생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어느 정도의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석주명 선생은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를 동일한
나비로 인식하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으며 1년에 두 번
발생하니, '대단히 많고 흔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나비였기 때문입니다.
두 나비의 모습이 흡사하고 날개의 윗면에 나타나는
남색의 특징도 같다보니, 어쩌면 오색나비의 여러
변이로 인식하셨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오색나비라는 근사한 이름의 진짜 주인은
황오색나비였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Iris 는 붓꽃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무지개를 뜻하기도 하며
그리스 신화에서는 무지개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 아름다운 이름을 지칭하는 오색나비라는 이름을 까닭모르게
뺏긴 번개오색나비 입장에서는 섭섭함이 클 수도 있겠으나
현재의 상황에 맞추어 보면, 개체도 가장 적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오색나비에게 어쩌면 딱 어울리는
이름일 것 같다는... 혼자 만의 생각을 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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