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이른 아침, 봄처녀나비와 암어리표범나비를 만나고

또다른 나비들의 서식지를 향해 달려 가던 중... 길가 공터에

노랗게 꽃무리를 이루며 피어있는 금계국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그래서, 잠시 차를 세우고 들고간 커피와 빵을 먹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문득 길 건너편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작은 계곡과 묵정밭이 펼쳐진 그저 그런 풍경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저런 곳에도 나비가 있을까... 싶은, 작은 호기심이 갑자기 생겨납니다.

별 생각없이 길을 건너고 묵정밭 주변을 서성이는데, 네발나비 여러 마리 만

눈을 어지럽히며 날아 다닙니다.

그렇게 무성한 수풀을 헤치며 몇 발짝 더 걷는데, 문득 내 눈 앞으로

떨어지듯 툭~~하고 내려앉는 흰색의 작은 나비 한 마리...!!

역시 별 생각없이 바라보는데... 특유의 무늬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바로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였습니다.

 

비록 많이 낡아버린 모습이지만,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위안이 되는 아주 귀한 나비인 것입니다.

아직 숲그늘이 걷히지 않은 덕분인지 멀리 달아나지도 않고

제법 얌전히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올해도 인증할 수 있었음을, 그리고 우리의 눈길이

미치지 않았던 그 어느 곳에서도 이 나비는 여전히 잘 살고 있었음에

크나큰 위안을 삼았던... 어느 날 아침의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