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만 있던 녀석이 입으로 무언가를 뱉어내고 있더군요. 산수유 씨앗으로 보였는데, 열매를 먹은 후 겉껍질인 과육은 뱃속에서 소화 시킨 후 소화가 되지 않는 씨앗은 다시 입으로 뱉어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다섯 개 정도를 계속해서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산수유 열매를 줏어먹기 시작합니다.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호랑지빠귀였습니다.
처음 만나보는 녀석이라 제대로 그 모습을 한 번 찍어보고 싶었는데, 좀체 그 기회를 허락해 주진 않더군요. 산수유나무를 향해 자주 날아오긴 했지만 대부분 열매가 빼곡히 달린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 들거나 그늘 사이로 숨어들기 마련이어서, 온전히 그 모습을 찍어 보는 것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쩌면... 올 겨울 내내 이 녀석과 숨바꼭질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