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야산에서 만난, 부지런한 동고비의 둥지 짓기~!

2019. 4. 13. 07:00숲속 이야기



야생화나 혹은 성질 급한 나비라도 만날

기대감으로 화야산을 찾았다가 뜻밖에 찍어본

동고비의 모습입니다.

전봇대의 상부에 위치한 구멍 속을 둥지로 삼은 듯

부지런히 드나들면서 둥지를 짓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찍어 봤습니다.




작년에도 화야산을 찾았다가 똑같은 장소에서

둥지를 짓고 있는 동고비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둥지를 짓고 있는 녀석이 같은 녀석인 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동고비는 대체로 봄이 되면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을

둥지로 정하고, 흙을 물어와 입구를 좁히는 것을 시작으로

둥지를 단장한다고 합니다.

그런 뒤 나무 조각이나 낙엽을 이용해 높이를 맞춘 뒤

알을 낳을 둥지를 완성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은 원래의 집 주인인

딱따구리 뿐만아니라 여러 종류의 새들과 심지어 다람쥐까지도

노리는 장소여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애써 둥지를 단장해 놓으면 다른 새들에 의해 부서지거나

쫒겨나기 일쑤라고 하네요.

그런데, 그 경쟁을 피해 전봇대 구멍을 택한 이 녀석은

어쩌면 무척 머리가 좋은 녀석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멍 주변에 흙으로 입구를 단장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 녀석은 나무 조각 만으로 둥지를 단장하는 듯 보였습니다.

어쩌면 입구의 크기가 흙으로 단장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알맞은

크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근처의 숲을 오가며 때로는 작은 나무 조각을

때로는 아주 큰 조각을 부지런히 물고 와서 구멍 속으로

사라지곤 하더군요.

나름, 계산적인 설계에 의해서 재료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큰 조각을 물고 왔을 땐 구멍을 통과하느라

애를 먹기도 하더군요.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가며 결국은 성공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둥지를 짓는 녀석들은 모두 암컷이라고 합니다.

짝을 맺은 뒤 함께 둥지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둥지를 먼저

마련한 후 짝을 찾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암컷이 열심히 둥지를 단장하는 동안, 근처의 나무 위에서

계속 울음소리를 내거나, 이렇게 둥지 입구로 내려 앉기도 하면서

줄곧 암컷의 주의를 끌기 위해 애쓰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둥지 안을 기웃거리기도 하더군요.

어쩌면 수컷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둥지의 주인인 암컷의 마음에 들어서 짝을 맺어야만 번식을

할 수 있으므로, 계곡 암컷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작은 낙엽조각이나 부스러기들을 물고와

슬쩍 구멍 속에 던져 놓기도 하더군요.

스스로를 어필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습니다.











이번엔 제법 큰 나무 조각을 물고 왔더군요.

하지만, 암컷은 둥지가 완성될 때 까지는 수컷의 구애를

그닥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다시, 암컷의 둥지 단장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재료를 물고 금세 날아올 때도 있지만 시간이 제법 걸릴 때도

있는 걸 보면, 마음에 드는 재료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아무 탈 없이 둥지를 완성한 후, 꼭 번식에 성공하기를

기원해 주고 싶더군요.

이렇게, 동고비의 둥지 단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