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4. 06:41ㆍ나비 이야기
사실, 우리가 자연을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경험으로, 또는 추측으로 그러할 것이라고
자연의 모습을 미리 판단하기도 합니다.
나비를 따라 다녀보면서 때로는 그 판단이 적중할 때도 있지만
그러나, 번번히 빗나갈 때도 많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도
늘 그 추측을 멈추지 않습니다.
올해, 지난 2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푸른큰수리팔랑나비를
제대로 만나고픈 욕심으로 떠났던 머나먼 길......
그런데, 예전처럼 늘 그 자리에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던 녀석들이
모습을 보여 주지 않습니다.
분명, 햇살이 아직 산등성이를 넘어오기 전인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모습을 보여주던 녀석들이었는데, 햇살이 계곡을
완전히 밝힐 때 까지도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분명, 그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나비들은 이미 꽃잎 위를
바쁘게 날아다니는데...... 늦잠이라도 자고 있는 것인지......
마음이 자꾸만 초조해져 갈 무렵, 신기루처럼 눈 앞을 스쳐가는
푸른색의 작은 물체 하나...... 다행히도...... 그 녀석이었습니다.
후다닥 카메라를 꺼내들고 녀석의 모습을 따라다니느라 법석을 떱니다.
하지만, 겨우 인증샷 정도 남겼다고 생각할 즈음 모습을 감추고 맙니다.
그리고...... 어디로 숨어 버렸는 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2년의 경험으로 당연할 것 같았던 상황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던
상황을 마주하고 나니, 맥이 풀립니다.
날씨는 또 왜 그렇게 좋은 지...... 그 좋은 날씨에 다른 나비들은
또 왜 그렇게 신나게 날아다니는 지......ㅎㅎ
그래도, 헛탕을 치지 않게 해준 그 녀석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비록 인증샷 수준의 사진 만 몇 장 남겨 왔지만, 그마저도 아니었으면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머나먼 길...... 엉엉 울뻔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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