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사진을 찍다보면, 뜻밖의 행운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갓 우화한 듯 날아가지도 않고 얌전히 앉아서 모델이 되어 주는 나비를 만날 때나, 이른 아침 풀밭에서 꼭 만나고 싶었던 나비를 마주하는 순간 역시 그러하며, 뜻밖의 짝짓기 장면을 마주하는 것 역시도 커다란 행운에 속할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시멧노랑나비를 만나러 달려 갔던 강원도의 그곳에서 올해는 생각지도 않았던 각시멧노랑나비와 멧노랑나비를 이른 아침에 마주하는 커다란 행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벌개미취 꽃잎 사이에서 이슬을 흠뻑 뒤집어 쓴 채로 앉아 있던 각시멧노랑나비와 근처 나뭇잎 아래에 숨어 있던 멧노랑나비를 엉겁결에 마주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각시멧노랑나비의 모습을 먼저 올려 봅니다.

아래 사진들은 멧노랑나비와 각시멧노랑나비를 비교해 본 것입니다. 그동안 두 나비를 구분하는 동정포인트는 멧노랑나비가 각시멧노랑나비에 비해, 아랫 날개 가운데 점이 더 크고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과 윗날개 윗부분의 검은색 점들이 더 뚜렷하다는 것, 그리고 윗날개 끝부분이 각시멧노랑나비가 멧노랑나비에 비해 더 뾰족하게 돌출되었다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두 나비를 비교해 보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찾아서 내린 결론은, 눈(目)이었습니다. 멧노랑나비의 눈은 초록색을 띠고 있고 각시멧노랑나비의 눈은 나무색, 즉 진한 고동색이었습니다. 다른 동정포인트는 나비의 변이에 따라 또는 개개인의 편차에 따라 주관적인 동정포인트가 될 수 있었지만, 눈의 색깔은 분명히 구분되는 포인트였습니다...

9월의 어느 날, 강원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