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긴 그림자를 점점 더 늘려가고 있던 늦은 오후 무렵 문득 지난 해 봐두었던 쇠박새의 둥지가 떠올라서 천천히 뒷산을 올랐다가 나뭇가지에 앉아 쉬고 있던 갈구리나비를 발견했습니다. 이미 해는 뒷산 너머로 사라진 후여서 숲은 짙은 그늘 속이었지만 다시 카메라를 챙겨들고 뒷산을 올라 그 모습을 찍어 봤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면 숲속으로 찾아 들어와 새순이 자라고 있는 적당한 크기의 나뭇가지를 골라 자리를 잡고 밤을 보내는 갈구리나비...! 어쩌면 갈구리처럼 보이는 날개의 모양도, 이 나비에게는 나뭇잎처럼 위장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를 문득 생각해 봅니다.

갈구리나비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나비의 가냘프고 깜찍해 보이는 모습에 비해 갈구리라는 이름이 너무 어울리지 않고 또한 가혹하기 까지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갈구리나비는 이른 봄인 4월에서 5월 경에 모습을 보여주는 흰나비과에 속하는 봄나비로, 숲 언저리 또는 숲과 가까운 풀밭을 나풀나풀 날아다니는 나비이다. 갈구리나비라는 다소 특이한 이름을 얻게 된 배경에는 날개의 모양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석주명 선생의 에 기록된 내용을 옮겨 보자면, '일본명은 앞날개(윗날개)의 끝에 있는 노랑색을 표현하는 것이나 노랑색은 수컷에만 있고 암컷에는 없는 것으로, 오히려 날개 끝이 갈구리 모양으로 된 특징을 잡는 것이 수컷과 암컷에 공통된 것이요, 또 나비 전..

늦은 오후, 밤을 보낼 잠자리를 찾아 앉아 있는 갈구리나비의 모습입니다. 이른 봄철에만 볼 수 있는 나비이며, 날개 끝이 갈구리처럼 휘어진 모습으로 인해 갈구리나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석주명 박사가 쓴 '조선 나비 이름 유래기'에서 갈구리나비에 대한 부분을 찾아보면 <이 나비의 일본 이름은 수컷의 윗 날개 끝부분에 있는 노란 무늬를 특징한 이름을 붙여주고 있으나, 노란 무늬는 수컷의 특징에 한한 것일 뿐 암컷에는 없는 것이므로 오히려 암수의 공통된 특징인 ..

갈구리나비 역시 이른 봄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나비입니다. 들판보다는 산기슭이나 숲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비로, 날아다니는 모습은 배추흰나비와 비슷해서 나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흰나비로 착각하기 쉬운 나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크기도 작고 날개를 접고 앉았을 ..

날개 끝부분이 휘어진 모양이 갈구리를 닮아서 < 갈구리나비 >라는 특이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름을 바꿔줘야 할 것 같네요. 나뭇가지 끝에 앉아 있는 나비의 모습이 흡사 나뭇잎을 닮은 듯 어찌나 이쁜지... '나뭇잎나비'로 바꿔주면 좋을 것 같네요.ㅎ 이 녀석은 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