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세 번째 나비... 갈구리나비~!

2019. 4. 16. 07:00나비 이야기



석주명 박사가 쓴 '조선 나비 이름 유래기'에서

갈구리나비에 대한 부분을 찾아보면 <이 나비의

일본 이름은 수컷의 윗 날개 끝부분에 있는 노란 무늬를

특징한 이름을 붙여주고 있으나, 노란 무늬는 수컷의

특징에 한한 것일 뿐 암컷에는 없는 것이므로 오히려 암수의

공통된 특징인 갈구리처럼 휘어진 날개의 모양에 따라

갈구리나비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생긴 모습 때문에 나비 이름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조금은 특이한 이름을 얻게된 나비입니다.

하지만 이 나비의 생태를 엿본다면 전혀 다른 이름이

붙여지진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봄날 한철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갈구리나비는

들판보다는 산기슭이나 숲속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나비입니다.

날개의 윗면은 흰색이어서 배추흰나비보다 크기는 작지만

날아다니는 모습만 본다면 배추흰나비로 착각하기 쉬운

나비입니다.





낮 시간 동안 수컷은 대체로 숲이나 풀밭 위를 끊임없이

날아다니며 암컷을 찾아다니는 일에만 열중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힘이 떨어지면 잠깐씩 꽃 위로 내려 앉아 흡밀을

한 뒤에, 다시 날아다니기를 반복하더군요.





수컷에 비해 암컷들은 어쩌면 그런 수컷들을 피해 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날아다니기보다는 잠깐씩 나타나 흡밀에만 열중하는 편이며

흡밀이 끝나면 나뭇가지나 풀잎 사이로 숨어 들어 가만히 쉬는 편입니다.





늦은 오후 무렵이 되면 활동을 멈추고 밤을 보내기 위해

몸을 숨길 자리를 찾기 시작하더군요.

주로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로 숨어 들기도 하고

한창 새순을 틔우고 있는 나뭇가지 끝에 내려 앉기도 하는

편이었습니다.





나뭇잎 사이에 앉거나 나뭇가지 끝에 날개를 접고 앉으면

그 모습이 흡사 나뭇잎을 닮아서 언뜻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갈구리나비의 생김새에 대해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날개의 색과 무늬, 그리고 생김새는 나뭇잎으로 위장해서 천적의

눈을 속이기 위한 일종의 보호색 겸 위장술이었던 셈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더더욱 갈구리나비란 이름이 못마땅해지더군요ㅎㅎ

최근에 이름이 지어졌다면 어쩌면 '나뭇잎나비'같은 한층 이쁜 이름을

얻게 되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니까요.











갈구리나비의 암수 구분은 윗날개 끝부분의 무늬로

구분합니다.

윗날개 끝부분에 오렌지색 무늬가 있으면 수컷,

없으면 암컷입니다.





이 녀석은 암컷입니다.













갈구리나비의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