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올빼미~!

2023. 4. 27. 05:59숲속 이야기

 

 

 

올빼미를 처음 보고 왔습니다.

올빼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TV에서 다큐멘터리로 또는 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올빼미를, 처음으로 그 실물을 만나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뜻밖에도 올빼미 유조가 둥지에서 이소하는 장면까지

직접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행운도 함께한 기막힌 만남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사진에 담아본 올빼미의 모습입니다.

참나무 숲속의 높다란 가지 위에 앉아 있었는데, 빽빽한 나뭇잎 사이로

그 틈을 찾아서 올빼미의 모습을 찍어 봤습니다.

 

 

 

올빼미는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주로 잠을 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 깨어나 깃털을 고르기도 하고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다시 잠에 빠져든 올빼미의 모습입니다.

 

 

 

 

가까운 곳엔 올빼미의 둥지가 있었습니다.

벽오동 나무의 움푹 파인 구멍이 올빼미의 둥지였고, 둥지에는

깃털이 뽀송뽀송한 유조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낮시간 동안은 대부분 둥지 깊숙한 곳에 몸을 감추고 있었지만

가끔씩 고개를 들고 둥지 밖을 살펴보는 행동도 보여주곤 한다고 합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밖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너머 둥지 깊숙한 곳에 또 다른 유조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시 올빼미에게로 돌아가보니, 눈을 뜨고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숲을 날아다니는 이런저런 새들의 소리에 잠이 깬 듯 보였습니다.

 

 

 

 

 

 

 

 

 

 

 

오후 6시가 넘어 가면서, 숲에도 점점 그늘이 짙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유조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더 활발해지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기다리는, 두 마리가 동시에 고개를 내밀어 주는

광경은 결코 보여주지 않더군요.

이렇게, 빼곰히 고개만 내밀었다가 다시 숨어버리기를 반복합니다.

 

 

 

 

그때, 나뭇가지에 앉아서 졸고 있던 올빼미가 어디론가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그 모습을 따라간 곳에서 만난 올빼미의 모습입니다.

기막히게도 생쥐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던 조류사진가들의 말에 의하면

이 올빼미는 암컷이라고 합니다.

저녁 무렵이 되면 수컷이 생쥐를 사냥한 뒤 암컷에게 전달하는데,

그 전달 받은 생쥐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뜻밖의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암컷과 수컷 두 마리 모두 생쥐를 입에 물고 같은 장소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발견한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쫘르르~~ 쫘르르~~

일제히 숲속으로 울려 퍼집니다.

 

올빼미가 생쥐를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을 만나는 것도 어렵다고 하는데,

더군다나 두 마리가 함께 생쥐를 물고 앉아 있는 놀라운 장면을 눈앞에서

마주했으니, 셔터에 당연히 불이 붙을 수 밖에요.

 

 

 

잠시 후, 암컷으로 추정되는 한 마리가 순식간에 둥지로 날아들더니

유조들을 살펴본 후, 다시 재빠르게 둥지를 떠나버리더군요.

분명 생쥐를 입에 물고 있었지만 먹이는 주지 않은 채 둥지를 떠나 버렸습니다.

 

 

 

다른 한 녀석은 생쥐를 입에 문 채,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그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암컷이 다녀간 후, 빼꼼히 고개를 내미 유조 한 마리~!!

이때까지만 해도 이소하는 장면을 직접 보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미 시간은 저녁 7시를 넘어가면서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어서

사실상 촬영이 어려운 상태이다보니, 모여있던 사람들 중에는

이미 카메라를 철거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잠시 후, 나머지 한 녀석도 함께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암컷이 한 번 더 둥지를 다녀갔지만, 여전히 먹이를 주진 않더군요.

그리고, 근처의 나뭇가지에 위에 앉아 나즈막히 울음소리를 낼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유조들을 둥지로 부터 불러내기 위한 신호처럼 보였습니다.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유조들의 모습입니다.

아마도, 얼마나 높은 지 가늠해 보고 있는 듯한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이 사진을 끝으로, 너무 어두워진 탓에 더 이상의 사진찍기는 포기했습니다.

 

올빼미의 이소는 새끼가 둥지에서 땅으로 뛰어 내린 뒤, 근처의 나무 위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유조 두 마리 중, 사진 속의 오른쪽 녀석이 먼저 땅으로

뛰어 내렸습니다.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 중에는 떨어진 것이 아닐까...하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땅으로 뛰어 내린 유조는 근처의 쓰러져 있는

나무 위로 재빠르게 기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그 나무에서 솟아나 있는 높다란 나뭇가지를 골라 엉금엉금

기어 오른 뒤, 자리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남아 있던 녀석도 땅으로 뛰어 내리면서

이소를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TV에서나 볼법한 자연의 놀라운 모습을 뜻밖에 마주하고 나니

마음조차 벅차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올빼미를 만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