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9. 12:20ㆍ숲속 이야기
올림픽공원을 거닐다가 잔디밭에 앉아서 먹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는
청딱따구리 수컷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거의 2m 거리까지 다가갔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먹이를 찾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그 모습을 찍어 왔습니다.
딱따구리류의 모든 수컷은 정수리에 붉은 무늬의 깃털이 있습니다.
오색딱따구리는 머리 전체가 거의 붉은색이며 쇠딱다구리는 작은 점을
찍어 놓은 듯 붉은 점이 있더군요.
먹이를 찾으면서도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고개를 빼들고 두리번거리면서 계속 주변을 살펴보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오리걸음으로 녀석에게 다가갑니다.
다행히 녀석은 눈치를 못채고 있더군요.
한참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먹이를 찾던 녀석이 훌쩍 나무 위로 날아가 버립니다.
어쩌면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랐거나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눈길을
뒤늦게나마 눈치챘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콩새를 만나러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을 때 청딱따구리 수컷을 다시 만났습니다.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깃털을 보니 같은 녀석은 아닌 듯
보이더군요. 그늘진 잔디밭에 앉아 역시 열심히 땅을 헤집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 녀석은 다음 주말을 맞아 올림픽공원을 다시 들렀을 때 만난 녀석입니다.
먹이를 찾고 있을 때 녀석들의 경계심이 가장 둔해지는 듯, 이번에도
거의 코앞까지 다가갔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땅을 헤집는 일에만 몰두하더군요.
햇살이 있었다면 청딱따구리의 푸픈빛 깃털이 더 아름다워 보였을텐데
아쉽게도 하늘은 잔뜩 흐리기만 합니다.
청딱따구리는 개미를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개미 애벌레와 알을 특히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른 딱따구리와 다르게 이렇게 땅 위에 내려 앉아 먹이를 찾는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었습니다.
청딱따구리의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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