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들... 담흑부전나비~!

2020. 1. 23. 06:00나비 이야기

 

 

 

 

 

 

 

 

담흑부전나비를 보면 괜시리 웃음이 나옵니다.

이 나비와 맨 처음 조우했을 때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막 나비에 빠져들 무렵, 천마산 임도를 걸으며 나비를 열심히

찾고 있는데, 마침 까치수염꽃 위에 앉아 열심히 흡밀하고 있는

나비 한 마리가 눈에 뜨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비의 색깔이 진한 회색빛인 것이

그닥 이뻐 보이진 않습니다.

아무리 나비라지만 이렇게 못생긴 녀석도 찍어야 하나...하는

마음이 들면서 녀석을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그런데, 임도를 오르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도 나비이니

찍어는 봐야겠지...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고쳐 먹고 되돌아가

녀석의 모습을 몇 장 카메라에 담아 옵니다.

집에 돌아온 뒤 이름을 알기 위해 열심히 검색을 하는 중에

뜻밖에도 녀석이 평범한 나비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비도 아닐뿐더러, 생태도 특이해서

애벌레의 성장 과정에서 천적이나 다름없는 개미와 공생을 한다는

놀라운 사실 또한 알게 됩니다.

그제서야 왠지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ㅎㅎ

어찌보면 생태적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녀석을 그냥

지나치려 했던 셈이었습니다.

 

애벌레 시기에 일본왕개미와 공생을 하는 담흑부전나비는

어느 정도 성장을 하면 일본왕개미에 의해 개미집으로 납치 아닌

납치를 당한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개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물질을 얻기 위해 애벌레를

열심히 사육 같은 양육을 한다는 군요.

그렇게 개미에게 필요한 물질을 제공하는 대신 개미들로 부터 극진한

보살핌과 보호를 받으며 무럭무럭 자란 애벌레들은, 개미집에서

번데기가 되고 이듬해 초여름 무렵 나비로 우화해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비록 모습은 그닥 이쁘지 않았지만, 이렇게 신비한 생태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녀석과 뜻밖의 조우를 한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한동안은 눈 앞에 나타난 나비들은 일단 무조건

찍어놓고 보는 습관이 생기기도 했었네요.

이렇게 작은 얘깃거리를 남겨준 담흑부전나비 사진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https://youtu.be/Qc8LDIIpnTA

 

주소를 클릭하면 담흑부전나비과 일본왕개미의

생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