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이나 되는 추석의 긴 연휴 첫 날, 작년 이맘때에 처음 만나고 왔던 무늬박이제비나비를 한 번 더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새벽 먼 길을 다시 달렸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작년 만큼은 아니어도 꽃무릇이 제법 무리를 이루며 피어 있고, 남방제비나비 여러 마리가 이미 꽃무릇 위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차를 세워놓고 카메라를 챙기며 무늬박이제비나비가 나타나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다급하게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놀라서 바라보니 무늬박이제비나비 한 마리가 꽃무릇을 훑으며 천천히 날아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후다닥 카메라를 준비하고 조심조심 그 뒤를 따르는데...... 하지만 그저 꽃무릇 위를 노닐기만 할뿐, 그러다 꽃무릇 군락이 끝나는 곳에서 그만 훌쩍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

왕나비를 만나러 갔던 길에 등골나물이 무성히 피어 있는임도를 오락가락 하던 중, 배초향에 앉아 흡밀을 하고 있는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의 모습들도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대부분 까칠해서 그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이번에도 운이 좋았습니다.나뭇잎에 앉아 있는 녀석을 발견하곤 사진을 찍고 있는데 녀석이 훌쩍근처의 배초향으로 날아와 앉습니다.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제발 달아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조심조심 녀석의 모습을 찍어 봅니다.          잠시 가만히 앉아 있던 녀석이 주둥이를 내밀고 흡밀을 시작합니다.셔터를 누르는 손길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이렇게, 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와의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