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봄... 그리고, 멧비둘기(산비둘기)의 짝짓기~!

2015. 4. 15. 08:33숲속 이야기

 

 

얼마 전, 우연히 멧비둘기의 짝짓기 장면을 찍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운좋게도 다시 한 번 같은 장소에서 좀 더 정확한 짝짓기 장면을

찍을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번엔 뒷 모습을 찍었다면 이번엔 짝짓기의 과정을 앞 모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찍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행운이었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햇살과 함께 봄의 기운이 번지기 시작하면

새들은 번식을 위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둥지를 짓고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일에 봄날의

거의 전부를 다 보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새들에겐 가장 바쁘고도

중요하며 엄숙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멧비둘기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아차산 아래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러 찾아오는 새들을 관찰하고

있는 동안, 늘 한 마리씩 날아오던 멧비둘기가 어느 때부터 갑자기

짝을 지어 날아오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이 날도 부부로 보이는 멧비둘기 두 마리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나뭇가지로 날아와 앉습니다.

멧비둘기 부부는 유난히 금실이 좋은 편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깃털을 고르기 시작하더군요.

짝짓기를 하기 전,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루하도록 오랫동안 깃털을 고르고 있더군요.

 

 

 

 

고개를 180도 돌려 겨드랑이 부근의 깃털을 고르고 있는 중입니다.

 

 

 

 

 

멧비둘기는 깃털의 색깔로는 암.수를 구별하기가 어렵더군요.

수컷이 화려한 깃털을 가진 새들에 비해 암.수가 같은 색의 깃털을 가진

새들의 수컷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한다고 합니다.

 

 

 

 

깃털고르기가 끝이 난듯 보였습니다.

녀석이 슬쩍 건너편에 앉아 있는 멧비둘기 옆으로 날아가 앉더군요.

 

 

 

 

그리곤 애정표현을 하기 시작합니다.

좌측이 암컷이며 우측에서 그윽히 바라보고 있는 녀석이 수컷입니다.

 

 

 

 

아...!! 놀랍게도 키스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흡사 사람처럼 애정표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행복에 겨워 그윽한 표정으로 눈도 지그시 감더군요.

 

 

 

 

 

키스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더군요.

주로 암컷이 수컷의 부리 속으로 자신의 부리를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키스가 끝나면 이렇게 서로 볼을 비비며 애정을 확인합니다.

--문득 해본 생각이지만, 키스로 보이는 저 동작은 어쩌면 키스가 아니라

암컷이 수컷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의 또 다른 행동이 아닐까 싶더군요.

암컷은 새끼를 키울 때 뱃속에서 미리 소화시킨 '피전밀크'라는 두유와 비슷한

물질을 먹이는데, 수컷이 구애를 하면 '피전밀크'를 수컷에게 먹여 주는 것으로

짝짓기를 허락한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혼자 해본 생각일 뿐입니다.--

 

 

 

그리고 잠시 휴식을 즐기더군요.

수컷은 암컷을 사랑스럽게 내려다보고 암컷은 이미 자세를 낮추고

짝짓기를 기다리는 듯 보였습니다.

 

 

 

 

수컷의 그윽한 눈길에서 정말 사랑이 느껴질 정도더군요.

 

 

 

 

 

<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

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또 다시 이어지는 뜨거운 포옹...!

 

 

 

 

 

드디어 짝짓기가 시작되더군요.

이렇게 정면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멧비둘기의 '사랑'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던 정말 운좋은 순간이었습니다.

 

 

 

 

잠시, 야생 멧비둘기가 보여 주는 짝짓기 모습을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야말로 자연의 신비와도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 '응'......(문정희) ---

 

 

 

 

강하고 짧았던 짝짓기가 끝이 났습니다.

다시 평온을 찾은 두 녀석은 이렇게 나란히 앉아 있더군요.

수컷은 기분이 좋은지 깃털을 부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암컷은 꼭 '수고했어'라고 다독여 주는

모습 같네요.

 

 

 

 

그리고 두 녀석은 이렇게 한참을 더 앉아 있었습니다.

곧, 둥지에 두 개의 알을 낳아 품으며 정성껏 새끼를 길러낼 것입니다.

 

 

 

 

 

이상, 멧비둘기의 짝짓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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