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31. 09:00ㆍ숲속 이야기
호수에서 청둥오리 가족을 만났습니다.
열 마리의 새끼를 거느린 어미 청둥오리가 호수 위를 유유히 헤엄치며
따뜻한 봄햇살을 즐기고 있더군요.
그 신기한 모습을 얼른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청둥오리 어미와 그 뒤를 쪼르르 따라 다니고 있는 새끼들의 모습입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저렇게 꼭 붙어 다니더군요.
설마... 야단을 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녀석들의 모습을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새끼들에게 헤엄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쪼르르... 쪼르르...
우쭈쭈... 우쭈쭈...
콩콩콩... 콩콩콩...
같이 가... 같이 가...
또르르... 또르르...
뿅뿅뿅... 뿅뿅뿅...
재잘재잘... 재잘재잘...
어디 가... 어디 가...
문득 어미가 헤엄치기를 멈추고 돌 위로 올라서더군요.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열 마리의 새끼들~!
잠시 후 한 녀석씩 어미를 따라 돌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줄을 지어 돌 위로 오르기 시작하네요.
어미는 짐짓 무관심한 척하면서 깃털만 고르고 있습니다.
깃털을 고르는 모습이 엽기적으로 느껴질 정도네요.ㅎ
미처 돌 위로 올라오지 못한 녀석들도 뒤따라 올라오려 애를 써봅니다.
하지만 미끄러지고 맙니다.
어미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스스로 올라오기를 마냥 기다리기만 하더군요.
청둥오리는 보통 4월 중순에서 7월 초순 무렵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다고 하네요.
그런데, 3월 말에 이미 새끼를 부화해서 나들이를 나온 걸 보면...
어쩌면 '속도위반'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ㅎ
아직 네 마리의 새끼가 돌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네요.
먼저 오른 녀석들은 어미를 흉내내며 깃털고르기를 하고 있더군요.
남아있던 녀석들도 다시 하나 둘씩 돌 위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한 녀석만 남은 듯 하네요.
녀석이 오르기 좋은 자리를 골라 시도를 해봅니다.
하지만... 에구구...... 미끄러지네요.
위치를 바꾸고 다시 한 번...
또... 미끄덩...
이렇게 미끄러지기를 수차례 반복하더니 드디어 성공을 하더군요.
이제 모든 가족이 돌 위로 모였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즐기며 쉬고 있습니다.
새끼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찍어 봅니다.
털을 고르거나 조는 듯 앉아 있는 모습이 귀엽기만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작은 호수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서서
청둥오리 가족을 구경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어미는 이미 사람들에게 많이 익숙해진 듯,
새끼를 데리고 있으면서도 별로 개의치를 않더군요.
그때, 새끼 한 마리가 물 위로 내려가 다른 곳으로 달아나려 합니다.
하지만 어미가 얼른 부리로 녀석을 붙잡아 다시 돌 위로 올려 놓더군요.
어쩌면 이 녀석들은 서둘러 태어난 만큼 생존율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늦게 태어난 녀석들에 비해 혹독한 겨울이 다기오기 전 이미 부쩍 자라서
더 건강하고 적응력이 강한 상태로 겨울을 맞게 될테니까요.
그렇게, 청둥오리 가족들과 함께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이상, 청둥오리 가족들의 봄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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