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에서 만난 산골짜기 다람쥐~!

2015. 3. 23. 08:45숲속 이야기

 

 

산골짜기 다람쥐를 만났습니다.

천마산으로 야생화를 보기 위해 찾아 갔다가 그만 다람쥐에게

정신이 팔려 야생화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말았습니다.

 

 

 

 

 

 

천천히 개울을 따라 산을 오르면서 야생화를 찾고 있는데

문득 '뽁...뽁...뽁'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혹 새소리인가 싶어 소리 나는 곳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작은 바위 위에

앉아있는 다람쥐 한 마리가 보이더군요.

 

 

 

 

바로 이 녀석이 내고 있는 소리였습니다.

턱 아래 목 부분을 부풀리면서 계속 같은 소리를 내고 있더군요.

살금살금 다가가서 먼저 녀석의 모습을 찍어 봅니다.

 

 

 

 

이번엔 다른 곳에서 똑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건너편 바위에 또 다른 다람쥐가 앉아 있더군요.

그 소리에 화답하듯 바위에 앉아서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녀석이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 나는 곳을 향해 몸을 돌리더군요.

상황을 파악하는 듯 잠시 꼼짝않고 앉아 있습니다.

 

 

 

 

그러더니 다가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듯 하더군요.

움직일 듯, 움직일 듯 하다가 다시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그때 문득 드는 생각... 혹, 서로 짝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겨울잠에서 깨어 난 뒤 어쩌면 다람쥐들도 짝을 찾아 번식을 준비해야 할테니까요.

봄은 야생의 동물들에게는 모두가 바쁜 계절인가 봅니다.

 

 

 

 

가만히 앉아 있던 녀석이 드디어 마음을 정한 듯 보입니다.

자세를 낮추더니 바위 위에서 홀연 사라집니다.

 

 

 

 

그러더니 맞은 편 바위 위로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잠시 동안 탐색하듯 서로를 응시하더군요.

 

 

 

 

하지만 어쩐지 섣불리 다가가질 않습니다.

주춤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는 녀석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어서 다가오라는 듯 계속 '뽁...뽁...' 소리만 내고 있습니다.

조바심을 내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드디어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나 여전히 다가갈듯 말듯 주춤주춤거립니다.

왠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결국 몸을 돌려 바위 너머로 사라져 버리더군요.

그러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녀석은 실망한 듯 잠시 망연히 앉아 있더니

역시 바위틈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다른 곳에 앉아 다시 모습을 드러낸 녀석~

이젠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앉아만 있습니다.

 

 

 

 

왠지 모를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입니다.

두 녀석 중 어떤 녀석이 암컷인지 수컷인지는 알길이 없습니다.

다만 구애에 실패한 녀석의 허탈감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문득 두 손을 턱 아래에 모으고 비벼대기 시작하더군요.

녀석이 빨리 좋은 짝을 만나 번식에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이 사진을 끝으로 녀석은 멀리 사라져 버리더군요.

이리저리 찾아 보았지만 다시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야생의 다람쥐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녀석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