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0. 08:30ㆍ나비 이야기
태풍이 지나고 다시 찾아가 본 천마산은 나비들의 모습이 쉽사리
눈에 뜨이질 않았습니다. 7월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뭇잎 속으로
숨어든 것인지, 등산로 주변을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들의 모습이
예전에 비해 많이 보이질 않더군요.
다만, 담흑부전나비 두 마리가 까치수염꽃 위에서 반겨줄 뿐이었습니다.
담흑부전나비는 아주 특이한 녀석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천적이나 다름없는 일본왕개미와 공생을 하는 녀석들로, 짝짓기 후엔
진딧물과 일본왕개미 집 근처의 식물에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진딧물이 배출하는 단물과 졸참나무나 떡갈나무의 잎을
먹으면서 자라는데, 3령 애벌레가 되면 일본왕개미가 그 애벌레를 자기들의
집으로 데려 간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본왕개미에 의한 양육이 시작되는데, 일본왕개미는 애벌레가
배출하는 영양이 풍부한 물질을 먹는 대신 천적으로 부터 애벌레를 보호하는
공생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란 애벌레는 드디어 나비가 되어 바깥 세상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한편으로는 진딧물을 잡아 먹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한국의 나비들 중에서
유일하게 육식과 채식을 모두 즐기는 녀석들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분포지가 넓지 않아서 눈에 잘 뜨이는 녀석들이 아니라고 하며, 암컷은 주로
숲에서만 생활하는 편이라 더 만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렇게, 담흑부전나비를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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