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의 일출과 물안개를 보고 왔습니다~!

2015. 11. 2. 15:00세상 이야기

 

얼마 전, 두물머리 물안개를 보기 위해 달려 갔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물안개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지라, 주말 아침 다시 두물머리행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탓에 날씨가 어찌나 쌀쌀하던지요.

춥지 않도록 장갑이랑 옷도 두툼하게 차려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양수역에 도착하니 아직 하늘은 캄캄하기만 합니다.

동녘 하늘엔 샛별이 반짝이고 있고 하늘엔 달조차 밝았습니다.

 

 

 

 

두물머리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점점 무엇인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연기도 구름도 아닌 것, 바라보니 물안개의 기둥이었습니다.

놀라움과 기쁨에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직 해도 뜨기 전인데, 호수 위는 온통 물안개의 축제였습니다.

물안개가 어찌나 많이 피어오르던지, 떠오른 물안개는 하늘에서 또는

산자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광경에 몸도 마음도 바빠집니다. 카메라를 든 손이 흔들립니다.

 

 

 

두물머리엔 오늘도 어김없이 많은 사진작가분들이 찾아 오셨습니다.

사진 포인트가 될만한 곳에 이미 모두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일출이 가까워 오면서 물안개에 가려져 있던 여우섬이 잠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일출을 기다리며 주변의 풍경에 눈을 돌려 보았습니다.

 

 

 

 

 

오늘 두물머리를 찾아오신 분들은 어쩌면 운이 좋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분들은 여러 번 먼길을 달려 찾아 왔지만 번번히 제대로 피어 오르는

물안개를 만난 적이 없었다고 했는데, 오늘 기둥을 이루며 피어 오르는

물안개를 마주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산등성이 너머 하늘이 제법 붉게 물들고 있는 걸 보니 곧 일출이

시작될 것 같더군요. 해가 뜨는 방향을 따라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무래도 황포돛배 너머로 바라보는 방향이 가장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아

이 곳으로 자리를 정했습니다. 쭉 늘어선 삼각대 행렬 사이의 빈틈을 찾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황포돛배의 돛을 올리시는 분이, 평소엔 작은 나룻배의 노를 저으면서

사진작가들을 위해 모델이 되어 주시곤 하셨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날씨 탓인지 아니면 피곤하신지 그냥 배 위에 앉아만 계시더군요.

 

 

 

급기야 여기 저기서 노를 저어 달라는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마지 못한 듯 잠시 노를 저어 배를 움직이시더군요.ㅎㅎ

 

 

 

 

 

 

 

 

 

 

드디어, 해가 산등성이 위로 고개를 내밀며 일출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 저기서 탄성과 함께 바쁘게 움직이는 발자국 소리도 함께 들려 옵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두물머리의 일출을 비로소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해가 떠오르자, 물안개가 더 화려하게 피어나기 시작하더군요.

햇살을 받으며 뭉게뭉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사진작가분들의 카메라도 그 물안개를 따라 엄청 바빠지고 있더군요.

삼각대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나 역시 물안개에 취해서 강아지 마냥 이리저리 뛰어 다녔습니다.

 

 

 

 

 

 

 

 

 

 

 

 

 

 

 

 

 

 

 

 

 

 

 

 

 

 

 

 

 

 

 

 

 

일출이 끝이 나고 햇살이 밝아지기 시작하니 모여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하더군요.

 

 

 

 

북적이던 호수 주변도 이제는 한산해졌습니다.

늦게 두물머리를 찾아 왔거나 여전히 물안개의 풍경에 빠져서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사람들만 남아 있더군요.

 

 

 

 

하지만, 아직 물안개의 축제가 끝난 것이 아니더군요.

발길을 돌리려는데, 그제서야 물안개에 가렸던 여우섬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소용돌이 치듯 여우섬을 에워싸고 맹렬히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물안개를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리면서 주변의 풍경들을 다시 한 번

돌아 봅니다. 하지만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습니다.

자꾸만 되돌아 보게 되면서 물안개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우섬을 찍어 본 뒤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어느덧 해는 중천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양수역으로 가는 길, 호수 위에는 물안개가 말끔히 걷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울처럼 투명한 호수에 비친 하늘과 단풍의 반영~!

 

 

 

 

그 반영 속으로 헤엄쳐 들어가고 있는 오리 두 마리~!

 

 

 

 

 

가마우지도 먹이를 찾기 위해 호수로 내려 앉습니다.

두물머리 주변의 아침이 소리없이 열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멀리 철길 위로 무궁화 열차가 빠르게 지나쳐 가고 있었습니다.

 

 

 

 

 

 

두물머리에서 몇 년째 살고 있는 지인이 말하길, 오늘의 물안개는

쉽게 볼 수 없는 굉장한 풍경이었다고 하더군요.

호수 위로 잔잔히 피어 오르는 물안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오늘처럼

강렬하고도 화려하게 피어나는 물안개는 좀체 보기가 드물다고 말하더군요.

어쩌면 운이 좋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두물머리의 물안개를 보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