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5. 09:00ㆍ세상 이야기
1년여 만에 다시 잔아문학박물관을 찾아 보았습니다.
작년에 찾아 왔을 때도 정확한 날자는 기억할 수 없지만
아마 이맘때 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가 내리던 날이었고 정원엔 빗물에 젖은 단풍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져 쌓인 채, 떠나려던 가을을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잔아문학박물관은 새로운 형태의 문학관으로, 여타 문학관에서
볼 수 있는 문학적 자료들 외에 특이한 볼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바로 '테라코타' 인형들로, 테라코타는 흙으로 빚은 미술적 조각 작품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곳에선 우리나라 대표 문인들과 세계 문호들의 모습을
바로 그 테라코타 인형들로 표현해 놓은 특이하면서도 특별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다행히도 날씨가 맑습니다.
정원에 늦은 오후의 햇살이 얼룩처럼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딱히 달라진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본관에 있던 매표소가
입구의 작은 건물로 옮겨져 있는 것이 달라진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매표소 앞을 지키고 있는 책을 읽고 있는 모양의 작은 인형 하나~
처음 만나는 인형이었습니다.
본관 앞을 지키고 있는 노부부의 인형은 색이 바래긴 했어도
여전히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원래는 다섯 명의 여인이 둘러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 모양이었으나
이제는 네 명으로 줄어든 인형들도 변함없이 수다 중이었습니다.
잔아문학박물관은 정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렇게 테라코타 인형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남다른 곳입니다.
왠지, 이곳을 들어서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찍어본 노부부 인형의 모습입니다.
그 뒷편, 다섯 명의 개구쟁이 인형들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지난 해와 다름없이 본관 건물의 모퉁이에 앉아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쬐고 있는 인형 하나~!
잔아박물관은 소설가 김용만 작가님과 테라코타 도예가이면서
시인인 여순희 여사님 부부가 1996년부터 사재를 털어 마련한 박물관이라고 하며,
서종문학박물관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잔아문학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문학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문향을 함께 나누고자
마련했다고 하며 입구에서 부터 만난 조각상들은 부인 여순희 여사님이
직접 빚으신 테라코타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문학관 안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또 다른 개구쟁이들의 인형입니다.
박물관 입구 벽에는 이렇게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름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문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리니 낯선 관람객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는 테라코타인형들이
보입니다.
커다란 창문 앞에 놓여 있는 인형 하나...!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입니다.
창밖으로 내다 본 연못 주변의 풍경입니다.
여느 문학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곳은 어느 특정 문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 다른 점일 것입니다.
여러 문학적 자료와 문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문학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학관을 찾아오게 하는 이유가 되는, 문인들의 모습을
조각한 인형들입니다.
우리나라 문학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문인들의 모습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더군요.
어디서든 만날 수 없는, 특별한 광경이었습니다.
<배따라기>의 소설가 김동인, <날개> <오감도>의 이상, <님의 침묵>의 한용운 시인의
모습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더군요.
<상록수>의 심훈, <국화옆에서>의 서정주 시인, <진달래꽃>의 김소월 시인의
모습도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사슴>을 쓴 노천명 시인의 모습과
<껍데기는 가라>를 쓴 신동엽 시인의 모습도 보입니다.
청록파 시인 박목월 시인의 모습과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시로
신체시의 지평을 연 최남선 시인의 모습도 보입니다.
<풀이 눕는다. 비가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라는
<풀>이라는 시를 쓴 김수영 시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국문학관을 지나 세계문학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세계문학관에서 이렇게 세계 문호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그 문호들의 모습 역시 테라코타 인형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영국의 소설가 디킨스의 모습입니다.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와 중절모를 쓰고 있는 인형은
<변신>이란 소설을 쓴 프란츠 카프카 입니다.
<장발장>을 쓴 빅토르 위고, <돈키호테>의 세르반테스의 모습도 보입니다.
맞은 편에도 문호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푸쉬킨과 그의 아름다운 아내 나탈리아의 모습이 보입니다.
뜨거운 구애 끝에 아름다운 아내를 얻지만 결국 그로 인해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독일의 대 문호, 괴테의 모습입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너무나 친숙한 이름입니다.
<전쟁과 평화>의 톨스토이와 <죄와 벌>의 도스토예프스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 너머로 보이는 여인이 인형은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의 모습입니다.
어린이문학관으로 들어서니, 쪼르르 늘어선 여러 어린이들의 인형이
관람객을 맞이하더군요.
익살스럽거나 정겨운 모습이 담겨있는 인형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왕자의 벽화가 그려져 있더군요.
작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벽화였습니다.
어린왕자와 길들임을 나누었던 사막의 여우, 그리고 별에 두고 온
투덜이 장미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여우와 장미를 찍어 봤습니다.
그 앞에 놓여져 있는 이 인형은 아마도 어린왕자를 쓴
생떽쥐뻬리의 모습으로 추측이 되더군요.
맞은 편엔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인형과 벽화로 재현해 놓은 공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콩쥐 팥쥐를 재현해 둔 것입니다.
흥부와 놀부입니다.
흥부 부부가 열심히 박을 타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뭇꾼과 선녀입니다.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날아가는 선녀를 망연자실하며 바라보고 있는
나뭇꾼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린왕자의 인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몽실언니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획전시실에는 어린이 시화전에 당선되었거나 출품된 작품들이
캔버스에 놓여져 있거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친구, 뽀로로의 모습도 보이네요.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도 보였습니다.
어린이 날을 만드신 방정환 선생과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선생의
모습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획전시실을 끝으로 문학관 관람을 모두 마쳤습니다.
돌아나오는 길에 매표소 앞을 지키고 있던 인형을 다시 찍어 봅니다.
매표소에서는 커피를 싼 가격에 마실 수도 있더군요.
잔아문학박물관에서는 시화전과 시낭송회 등, 여러 문학적 행사들을
개최하고 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열린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매표소 안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렇게, 어느 가을 날 잔아문학박물관을 다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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