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8. 08:00ㆍ숲속 이야기
전국이 약 열흘 간 계속되던 한파로 몸살을 앓던 어느 주말,
옹달샘 주변의 새들이 궁금해서 옹달샘을 다시 찾아 보았습니다.
아차산 생태공원의 호수와 개울은 물론이고 옹달샘조차도 모두 꽁꽁
얼어 붙었을텐데, 새들은 어디서 어떻게 물을 마시는 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옹달샘은 완전히 얼어 버린 채 물 한방울 흐르지 않더군요.
그러나 다행히도 모두 얼어 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하수가 흘러 나오는 작은 파이프는 여전히 방울 방울 물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마땅히 물 마실 곳이 없는 새들이 모두 그 파이프를 향해 모여들고 있더군요.
거의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떨어져 내린 물은 파이프 아래로 거의 닿을 듯이 기둥을 이루고 얼어 있더군요.
정말 굉장한 한파였습니다.
쇠박새 한 마리가 파이프 위에 앉아 미끄러지지 않으려 날개짓을 하며 힘겹게
물을 마시고 있더군요.
어떤 녀석들은 이렇게 날개짓을 하면서 파이프 끝에 맺혀 있는 물방울을
마시기도 하더군요.
잠시 후 박새도 날아왔습니다.
쇠박새보다 덩치가 큰 박새는 여유롭게 물을 마시더군요.
곤줄박이도 날아와서 물을 마십니다.
이 녀석도 물 마시는 모습이 힘겨워 보입니다.
어치도 날아왔습니다.
이 녀석은 특이하게도 파이프 위로 내려앉기 전 나무 위에 앉아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주변을 경계하더군요.
그야말로 어찌나 성대모사를 잘하는지, 소리만 듣는다면 영락없는 고양이였습니다.
직박구리도 날아 왔습니다.
이 녀석들의 등장은 언제나 시끄럽고 떠들썩한 편입니다.
한 마리가 날아올 때도 있지만 대체로 두세 마리씩 무리를 지어 날아오는
편이었습니다.
부리에 물을 가득 담고는 모두 삼키지 못하고 이렇게 호스로 물을 뿌리듯이
뿜어 내더군요.
동고비도 날아 왔습니다.
목이 짧은 이 녀석은 파이프 속에 부리를 넣는 대신 파이프 끝에 맺히는 물을
부리로 받아 먹더군요.
물이 귀하고 여러 새들이 모이다보니 가끔은 이렇게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하더군요.
한 녀석이 물을 마시고 있으면 두세 마리가 날아와 기다리고 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동고비가 물을 마시고 있던 쇠박새를 쫒아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동고비는 비슷한 크기의 박새류보다 힘이 센 듯 가차없이 공격을 하더군요.
이렇게 오랫동안 새들의 물 마시기는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한파에 물을 찾지 못한 새들에게는 그야말로 생명수나 다름없는 곳이었습니다.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던 날, 옹달샘 주변의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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