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2. 07:00ㆍ숲속 이야기
올림픽공원을 거닐다가 참나무 아래에서
도토리를 줏어 먹고 있는 청설모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서 그 모습을
찍어 봤습니다.
처음엔 경계심을 보이면서 놀라서 달아나던 녀석이
나중에는 제법 가까이 다가가도 신경 쓰지 않고
태연스럽게 모델이 되어 주더군요.
그렇게 찍어본 청설모의 식사 장면입니다.
청설모는 오랜 시간동안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아온
토종 동물이라고 합니다.
한때 다람쥐를 잡아 먹는다는 누명을 쓰기도 했었지만
요즘 들어 그 누명을 벗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먹이를 찾아 땅에 내려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을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편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뛰어 다니는 모습은
거의 신기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다람쥐와 다르게 겨울잠을 자지 않으며 다람쥐는 굴 속에
먹이를 저장하지만, 청설모는 땅 속에 먹이를 파묻 듯
여러 곳에 저장해 둔다고 합니다.
그러면 까치와 어치 등 얌체 같은 녀석들이 뒤따라 다니며
그 먹이를 몰래 훔쳐 먹기도 한다고 하네요.
숨겨둔 곳을 잊어버려 끝내 찾아 먹지 못한 먹이들은 나중에
새싹으로 자라 숲을 가꾸게 되는데, 그래서 청설모에겐
'숲의 정원사'라는 별명도 붙었다고 합니다.
다람쥐에 비해서 청설모가 유독 혐오스럽게 인식되는 것은
아마도 검은색의 털과 다람쥐보다 훨씬 큰 덩치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도 여전히 겁이 많고 경계심도 많으며
사람을 보면 후다닥 나무 위로 달아나기 바쁜 숲속의
작은 동물에 불과할 뿐입니다.
더군다나 잣이나 호두 같은 먹이를 유난히 좋아하다보니
잣 최대 생산지인 경기도 가평군과 호두 생산지인 충북
영동군에서는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가차없는 포획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무작정 귀여워 해 줄 수도 그렇다고 턱없이
미워할 수도 없는 그런 녀석인 것 만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우연히 만난 청설모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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