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30. 11:02ㆍ숲속 이야기
봄을 맞아 열심히 집 단장 중인
천마산에서 만난 동고비의 모습입니다.
동고비는 봄이 되면 번식을 할 둥지를 찾는데,
스스로 둥지를 짓지 않고 딱따구리가 파놓은 나무 구멍을
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천마산에서 만난 동고비는 나무 구멍 대신 사람들이 만들어 준
인공새집을 둥지로 선택해서 열심히 집단장 중이었습니다.
동고비는 부리로 진흙을 물어와 집 단장을 하는데
입구는 스스로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만들고 내부는 적당한
높이만큼 진흙을 채워 넣는다고 합니다.
동고비의 모습입니다.
숲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작은 새입니다.
동고비라는 이름의 어원은 '등굽이'에서 비롯됐다고 하네요.
나무에 앉아 있을 때 사진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등을 굽히고
앉아 있는 모습처럼 보여서 '등굽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이름이 점차 변해서 '동고비'가 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고 하네요.
부리에 진흙을 물고 날아온 동고비의 모습입니다.
저렇게 진흙을 물고와 둥지 내부와 외부의 틈새를 메꾸는
작업을 계속 하더군요.
다시 진흙 덩어리를 물고 온 녀석을 만났습니다.
어느 곳에다 단장을 할 지 고민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둥지를 단장하고 있는 녀석들은 모두 암컷이라고 합니다.
근처의 또 다른 인공새집에서도 열심히 집 단장 중인
동고비를 만났습니다.
둥지를 들락거리며 열심히 단장 중이었습니다.
이 녀석은 집 단장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둥지 외부가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편입니다.
역시 부지런하게 흙을 물어 나르고 있었는데, 날아가는 방향을
따라가보니 가까운 곳에 진흙을 물고오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둥지에서 직선 거리로 약 30m 정도 되는 비탈진 언덕이
진흙을 물어오는 장소였습니다.
주로, 수분이 많고 축축한 진흙을 골라 물고 오더군요.
흙을 한 곳에서만 물고 오는 것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아마도 용도에 따라 적합한 흙을 찾아내서 물고 오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집 단장에 열심일 때는 짧게는 3분에서 5분 사이에
계속 흙을 물어 오더군요.
하지만 하루종일 계속 반복하지는 않은 듯 보였습니다.
어떤 때는 한동안 둥지를 비우기도 했고 어떤 때는 진흙을
물지 않고 그냥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처음 둥지를 단장할 때는 진흙이 많이 필요해서
열심히 물어 오겠지만 어느 정도 단장을 한 뒤에는 흙이 굳기를
기다려 시간을 두고 단장을 하는 것 같더군요.
가끔은 이렇게 집주인이 아닌 듯한 녀석이 날아와서
집 주변을 서성이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생김새가 말끔한 것으로 봐선 짝을 찾으러 다니는 녀석이
아닐까 싶더군요.
집 단장을 하고 있는 둥지를 찾아 다니며 준비가 끝난
암컷을 골라 짝을 맺고 번식을 꿈꾸는 수컷인 지도 모릅니다.
둥지 입구를 부리로 툭툭 쪼아대며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다시 어디론가 훌쩍 날아가 버리더군요.
다시 처음 동고비를 만났던 장소로 돌아오니 여전히
부지런하게 흙을 물고 오는 녀석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외부의 틈새를 메꾸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부리로 콕콕콕 찍어 가며, 좌우로 골고루 끊임없이
되풀이를 하더군요.
그때 문득 다른 동고비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부리에는 왕개미 한 마리를 물고 있더군요.
새집 안에는 원래 주인이 열심히 집 단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뜻밖의 광경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녀석은 수컷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둥지를 단장하고 있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개미를 물고 왔는 지
둥지 주변을 서성거리더군요.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더군요.
지난 번에는 낙엽 조각을 입에 물고 와서 둥지 안에 던져 넣는
동고비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모두 집 주인인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동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러나, 아직 준비가 안된 암컷은 이런저런 선물에도
여전히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진흙 대신 낙엽을 한입 가득 물고 왔더군요.
알을 낳을 수 있는 푹신한 자리를 만들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낙엽 외에도 나무 조각 등,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바로, 그 나무 조각을 물고 오는 동고비의 모습입니다.
나무 조각은 주로 집의 높이를 맞출 때 사용한다고 하네요.
높다란 나무 위를 돌아다니며 껍질을 뜯어 내거나 땅바닥에 내려 앉아
마음에 드는 적당한 나무 조각을 찾아내서 물고 가더군요.
동고비의 봄은 더없이 바쁜 계절이었습니다.
동고비는 암수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편입니다.
깃털의 색깔이나 부분적인 무늬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동고비의 수컷은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모습보다는
울음소리로 승부를 건다고 합니다.
그래서 암컷이 둥지를 단장하고 있는 근처의 나뭇가지에서는
동고비 수컷의 울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아마도 암컷은 그 중에서도 가장 힘이 느껴지고 맑은 목소리를 가진
수컷을 골라 짝을 이룰 것입니다.
동고비의 수고가 헛되지 않고 꼭 번식에
성공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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