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구리나비 >와 짝짓기 모습~!

2018. 4. 20. 10:00나비 이야기



갈구리나비 역시 이른 봄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나비입니다.

들판보다는 산기슭이나 숲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비로,

날아다니는 모습은 배추흰나비와 비슷해서 나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흰나비로 착각하기 쉬운 나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크기도 작고 날개를 접고 앉았을 때는 그 모습이

배추흰나비와 확연히 달라서 쉽게 구분이 됩니다.


끝이 휘어져 있는 날개의 모양이 '갈구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이지만, 어쩐지.. 나비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혼자 만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날개를 접고 앉아 있을 때의 모습은 오히려 나뭇잎에 가까운 모습이며

실제로 저녁 무렵엔 새순이 돋고 있는 나뭇가지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밤을 보내는 편입니다.

그렇게 앉아 있으면 그 모습이 나뭇잎과 흡사해서 꼼짝 않고 앉아 있으면

찾아내기가 결코 쉽지 않더군요.





아마도 날개의 모양이나 색상은 천적으로 부터 나뭇잎으로 보이기 위한

위장술에 따라 진화한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갈구리나비라는 좀..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름보다는, '나뭇잎나비'라는 이쁘고 제대로 된 이름을

다시 붙여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간절히 하고 있는 1인 입니다ㅎ








































갈구리나비는 암수의 구분이 쉬운 나비이기도 합니다.

날개를 펼치면 수컷은 날개의 끝 부분에 오렌지빛의 무늬가 있으며

암컷은 그 무늬가 없습니다.




수컷은 햇살이 제대로 비치기 시작하는 오전 무렵부터 햇살이 조금씩

사그러 들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 무렵까지 거의 쉬지않고 나무 사이와

수풀 위를 낮게 날아다니며 암컷을 찾아 다니는 일에만 열중합니다.

암컷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샅샅히 뒤지는 듯 보이더군요.

그러다가 힘이 부치면 잠시 잠시 꽃잎 위에 내려 앉아 흡밀을 하고

다시 날아다니기를 반복합니다.




수컷에 비해 암컷들은 어쩌면 그런 귀찮게 하는 수컷들을 피해 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날아다니기보다는 꽃에 앉아 흡밀을 더 열심히 하는 편이며

흡밀이 끝나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주로 가만히 쉬는 편입니다.

아마도 짝짓기가 끝나면 열심히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산란을 해야 하니,

미리 번식을 위한 체력을 충분히 비축해 두는 것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암컷을 따라 다니며 찍고 있는 동안,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디선가 수컷 한 마리가 문득 나타나더니 곧장 암컷에게로 달려 들더군요.

암컷이 후다닥 달아나 근처 나뭇가지로 옮겨보지만 이미 수컷의 손길을

벗어나진 못한 듯 보였습니다.

날개를 파닥이며 몇 번의 실강이가 벌어지는 듯 하더니.. 이내 잠잠해집니다.




천천히 다가가서 바라보니, 이미 짝짓기가 시작되고 있더군요.

정말 뜻밖에 갈구리나비의 짝짓기 장면을 만나는 행운을 얻은 셈이었습니다.

나비의 수컷들을 대체로 암컷을 만나면 이렇게, 거의 반강제적으로

짝짓기를 하는 편이더군요.


영역을 지키고 있거나 또는 찾아다니면서 암컷을 만나기만 하면

다짜고짜 짝짓기를 시도하는 편이었는데, 암컷에겐 그닥 선택권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갈구리나비의 짝짓기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