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한바퀴 돌아보기...<운림산방. 남도진성. 동석산. 세방낙조>

벽파항을 떠나 다음으로 향한 곳은 운림산방이었습니다.

중간에 삼별초의 유적인 용장성을 들렀지만 눈으로만 담았을 뿐

사진으로 남겨 오지는 않았습니다.

진도읍내에서 점심을 먹고 운림산방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 뜨거운 햇살에 차에서 내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잠시 그늘이 좋은 곳에 차를 세워두고 몸을 식힌 뒤에

운림산방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진도의 첨찰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운림산방의 모습입니다.

얼마 전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소개 되면서 이목을 끈 적이

있었던 관광지로, 조선 후기 시(詩), 서(書), 화(畵)에 모두 능해

삼절을 이루었다는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기거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소치 허련은 원래 진도 태생으로, 그의 스승이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사망한 후 49세의 나이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이곳에 집을 짓고

85세로 생을 마감할 때 까지 그림을 그리며 불후의 명작들을 많이

남겼다고 합니다.

소치 허련이 기거했던 초가를 재현해 놓은 것입니다.

소치 허련 사후에 자손들이 진도를 떠나면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간 뒤

옛 모습을 거의 잃고 버려져 있다시피 한 것을, 그의 후손이 다시 사들여

1992년 부터 2년 여에 걸쳐 복원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초가를 돌아본 뒤 뜨거운 햇살을 피해 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모두들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 싶었는 지, 기념관 안이 오히려

관광객들로 붐비는 편이었습니다.

기념관은 소치 허련과 3대에 걸쳐 배출된 화가들 까지 총 5명의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해 놓은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들를 기회가 된다면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 찾아와

더위에 지치지 않고 운림산방과 뒷편의 쌍계사 까지 다시 한 번

찬찬히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운림산방을 돌아보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운림산방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남도진성이었습니다.

거의 진도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성으로 팽목항과도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옛부터 왜구의 칩입을 막기 위해 이곳에 성을 축조하고

주변 해역을 관리했다고 전해지며, 조선 세종 20년에 이곳에

만호부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선 현재 남아있는

성곽은 그 후에 쌓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남도진성 앞 개울에는 이렇게 돌로 만든 특이한 모양의

다리가 있더군요.

쌍운교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판석을 끼워 만든 특이한 형태의 다리로

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모양이라고 합니다.

이 다리는 단운교입니다.

이렇게 개울을 건너는 두 개의 다리가 만들어져 있더군요.

성안의 건물들은 다시 복원한 것이지만 돌로 쌓은 성의 모습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이라고 합니다.

전체 길이가 610m에 불과 하지만 후대에 보수한 것이 아닌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복원해 놓은 남도진성 관아의 모습입니다.

건물 형태가 다소 특이한 모양이었습니다.

성밖의 비석들은 이곳을 거쳐간 만호들 중 뛰어난 분들의

공적을 기리는 비석이라고 합니다.

선정비와 같은 것으로 총 여섯 분이라고 하며 원래 성안의

마을 중간 쯤에 있었던 것을 주민들의 합의 하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남도진성을 돌아본 뒤 진도의 마지막 여행지는 세방낙조 전망대였습니다.

서해에서 낙조의 풍경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세방낙조대를 향해 차를 달리고 있는데 문득 눈앞을 떡하니 가로막는

풍경이 나타났습니다.

동석산이었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진도에 뜻밖에도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의 모습을 만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동석산은 해발 200m가 조금 넘는 산이라고 합니다.

산은 높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모양이나 또한 산 위에서 만나는

다도해의 풍경 또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해서 산을 타는 재미가

제법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급치산전망대를 오르며 다시 바라본 동석산의 모습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오히려 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급치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다도해의 모습입니다.

특이한 모양의 섬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일명 손가락섬이라고

불린다고 하더군요.

그 옆의 또 다른 섬은 발가락섬으로 불린다고 하더군요.

특이하면서도 재밌는 모습이었습니다.

시계가 깨끗했더라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급치산 전망대를 마지막으로 드디어 세방낙조 전망대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해질 무렵이 가까워지니 어디서 나타났는 지 꽤 많은 사람들이

전망대로 몰려 들고 있었습니다.

저마다 카메라로든 휴대폰으로든 풍경을 담거나 인증샷을 남기느라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드디어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잔뜩 기대를 품었던 풍경만큼은 아니더군요.

하지만 사람들 틈에 섞여서 몇 장 그 풍경을 남겨 보기로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진도타워에 올라 진도대교의 야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길고 길었던 진도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더위로 인해 각각의 관광지마다 좀 더

세밀하고 확실하게 돌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진도의 여러 모습을 골고루 돌아본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여름휴가의 이틀째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