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네 번째 나비... 애호랑나비~!

2019. 4. 22. 21:30나비 이야기




애호랑나비는 어쩌면, 나비애호가들이

봄의 시작과 함께 가장 만나보고 싶어하는 나비 중

단연코 첫 손가락에 꼽히는 나비일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시기에 맞춰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 무렵까지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로

봄나비의 대부분이 그렇듯 봄 한철 반짝하듯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나비입니다.


개체수는 비교적 흔한 편에 속하지만, 대체로 숲속에서만

만날 수 있어서 쉽게 눈에 뜨이는 나비도 아닌 편입니다.

그 애호랑나비를 경기도의 어느 산골에서 만나고 왔습니다.




올해 첫 만남을 가진 애호랑나비의 모습입니다.

대체로 나뭇가지나 나뭇잎 위에 내려앉기보다는 이렇게

낙엽 위로 내려앉아 쉬는 것을 더 좋아하더군요.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는 오전 무렵이면 얼레지가 피어있는

계곡 주변을 낮게 천천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만날 수가 있는데

주로 수컷들로, 힘이 떨어지면 잠시 얼레지나 현호색 꽃잎에

내려앉아 흡밀을 한 후 다시 날아다니기를 반복합니다.





수컷을 따라 다니던 중, 뜻밖에도 알을 낳고 있는 암컷을 만났습니다.

낙엽 위에 옆으로 누운 듯한 자세로 꼼짝않고 앉아 있는 녀석을 만났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산란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도 꼼짝않고 산란을 계속하고 있더군요.

산란을 하고 있는 곳은 이제 막 낙엽을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

족두리풀의 여린 잎사귀 위였습니다.





산란이 끝난 후 찍어본 장면입니다.

모두 여덟 개의 알을 낳아 두었더군요.





좀 더 가까이 찍어본 모습입니다.

알의 크기는 지름이 1mm도 채 안될 것 같더군요.





다른 곳에서도 알을 낳고 있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역시 갓 자라고 있는 여린 족두리풀의 잎사귀였습니다.





이 녀석은 더많은 알을 낳아 두었더군요.

모두 열다섯 개였습니다.





이 모든 알들이 부디 나비로 우화할 수 있는 생존율이 높아져서

내년 봄에는 더 많은 애호랑나비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알을 낳은 뒤에는 힘이 부치는지 곧장 얼레지로 날아가

흡밀을 하더군요.

덕분에 얼레지에 앉은 모습을 엉겁결에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얼레지 뿐만아니라 현호색으로도 날아가 흡밀을 하더군요.






이번엔 제비꽃 위에서 흡밀을 합니다.

산란이 한 번 만으로 끝나는 지 아니면 계속 알을 낳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이렇게 닥치는대로 흡밀을 하면서 계속

영양을 보충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알을 낳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다음 축축한 땅 위나 낙엽 위로 계속 내려 앉으면서

무언가를 흡밀한 후에, 마지막으로 이렇게 낙엽 위에 내려 앉아

잠시 쉬고 있더니 따라다니고 있는 불청객이 귀찮은 듯 멀리

날아가 버리더군요.

한동안 모델이 되어준 반갑고도 고마운 녀석이었습니다.


















이렇게, 애호랑나비를 만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