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국립공원, 남산 둘러보기(열암곡. 신선암과 칠불암)~!

2019. 8. 16. 07:00박물관.문화재




경주 남산 둘러보기의 두 번째 코스는

열암곡을 지나 칠불암과 신선암을 돌아보는 코스였습니다.

열암곡 입구에 있는 새갓골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 준비를 시작하는데... 오후의 햇살이 어찌나 뜨겁던지요.

이 무더운 여름에 남산을 둘러 볼 마음을 먹었다니... 문득

텅텅 비어있는 주차장을 보며 망설여 졌지만 이왕 마음을 먹고

먼길을 달려 왔으니 기운을 내고 올라보기로 다시 다짐을 합니다.


첫 목적지인 열암곡 석불이 있는 곳까지 약 800m라는

이정표를 확인하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숲길을 향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열암곡에서 만난 석불좌상입니다.

전체적으로 많이 파손된 모습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었으나

2005년 머리 부분이 발견되면서 복원과 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머리 부분이 마멸이 심한 편이지만, 전체적인 형태로만 보면

균형미와 조화미가 뛰어난 불상에 속한다고 합니다.

광배의 무늬도 대체로 선명하게 남아 있는 편이며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조각 수법이 돋보이는 석불이라고 합니다.













사실 열암곡에는 한때 세상을 놀라게 했던 대단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2007년 석불좌상을 보수. 정비하는 과정에서 무려 1300여 년 동안

엎어진 채로 땅속에 묻혀 있던 마애불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약 70톤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쓰러지면서

다행히 용케도 약 5cm정도의 간격을 두고 땅과 닿지 않아 얼굴 부분과

전체적인 모습이 거의 훼손되지 않은 채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 더 큰 화제였다고 합니다.

쓰러진 시기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땅속에 묻힌 연유로 비바람이나

외부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은 채, 마애불을 처음 조각했던

장인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듯한... 소중한 문화재라고 합니다.




이 마애불을 세울 것인지, 또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한동안 논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1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마애불은

발견 당시 그대로 열암곡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마애불 위로는 검정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었고, 철망으로 가린 채

창문처럼 만들어 놓은 사각형의 공간 사이로 마애불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기가 어려워 열암곡 입구에 있는 안내판의 사진을

대신 카메라에 담아 왔습니다.


엄청난 기술적 문제들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마애불이 세워져서, 세상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칠불암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등산로에서 바라본

석불좌상의 모습입니다.

석불좌상 주변에 있는 시누대 숲 사이에서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축대도 발견되었다는 것으로 봐선, 이 정도의 석불과

마애불을 거느릴 수 있었던 꽤 규모가 큰 사찰이 존재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숲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멀리 산 아래로 칠불암이

내려다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모습이었습니다.





칠불암을 향해 열심히 내려 가는데 문득 이정표 하나가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 신선암 60m >...!!

지도를 보니 신선암이 칠불암 위에 있어서 칠불암을 들른 뒤에

다시 산길을 올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열암곡 방향에서는 칠불암보다 신선암이 먼저 나타나더군요.





이미 햇살이 지나간 뒤여서 마애불이 있는 곳은 그늘이

드리워진 뒤였습니다.

아쉬웠지만 그 모습이라도 열심히 찍어 보기로 합니다.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의 모습입니다.

보물 제199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였습니다.





지금은 난간을 설치해 두었지만 난간이 없다면 신선암 바로 앞은

깎아지른 절벽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마애불을 새길 수 있었는 지... 새삼 옛 사람들의

불심(佛心)과 이 마애불을 조각했을 장인의 숨결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신선암을 등지고 바라본 남산의 모습입니다.

경주 시내를 등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신선암을 지나 드디어 마지막 종착지인 칠불암에 도착했습니다.

여름이어서 인지 아니면, 오후 시간이어서 인지 오가는 사람들도

없는 호젓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었던 칠불암마애불상군을 마주했습니다.

마애불의 전체적인 조각 기법이나 형태로 볼때 통일신라 시대인

8세기 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칠불암의 마애불상군은 현재 국보 제312호로 지정 되어 있다고

합니다.











칠불암은 앞의 사면불에 모든 방향으로 네 분의 불상이,

뒷편 마애불에 앞을 바라보며 세분의 불상이 새겨져 있는데

모두 합쳐 일곱 분의 불상이 한 곳에 모여있는 신기한 모습이었습니다.












칠불암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스님이 다가오시더니 무언가를 내미십니다.

들여다보니 아이스크림이더군요.ㅎㅎ

마침 더위에 지쳐 있던 터라 반갑고 맛나게 받아 먹었습니다.

깊은 산속 칠불암에서 뜻하지 않게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줄은 진짜 몰랐었네요.ㅎㅎ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니 스님이 찬찬히 이야기를 들려 주십니다.

스님의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아마도 현재 마애불의 규모나 칠불암 주변에

흩어져 있는 유구의 규모로 볼때 이곳이 신라시대 왕가의 사찰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왕가의 사찰이 아니라면 이렇게 수준 높은 마애불을 조성하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사면불이 새겨져 있는 바위는 석탑을 구성했던

탑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면불이 현재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아마도 칠불암을 다시 조성했던

사람들에 의해 현재의 자리에 옮겨진 것일 뿐, 사면불에 남아있는 흔적이나

모양새를 살펴볼 때 원래의 위치는 칠불암의 마당에 세워져 있던 거대한

탑의 한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론을 들려 주시더군요.

만약 탑재가 아닌 일반적인 바위에 새겼던 불상이라고 할지라도

어느 한 장소에 이 정도 규모의 마애불을 조성할 정도라면, 아마도...

왕가의 사찰이거나 그에 준하는 권력을 가진 세력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씀도 들려 주십니다.


얘기를 듣고보니 저절로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칠불암은 우리가 모르는 대단한 내력은 간직하고 있는

사찰인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칠불암 마애불의 특징은, 오른 눈은 감고 있고 왼 눈은

뜨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애불을 새긴 장인의 재치인지, 아니면 마애불을 주문한 사람의

부탁인 지는 알 길이 없지만요.





다만 아쉬움이라면, 사면불이 마애불을 가리고 있어서

아름다운 마애불의 모습을 정면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면불 역시 그 진귀한 형태를 골고루 감상하기 어려운 위치였습니다.

만약, 칠불암에 대한 새로운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면불의 위치가

원래의 위치가 아닌 것이 밝혀진다면, 사면불의 위치를 새롭게 정비해서

아름다운 문화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불암과 신선암이 있는 능선을 함께 찍어본 것입니다.


이렇게, 남산 둘러보기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