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4. 07:00ㆍ박물관.문화재
꼭 한 번 올라보고 싶었던,
경주 남산을 여름휴가를 이용해 다녀왔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 남산은
노천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곳곳에 여러 문화재들을
품고 있는 산으로도 유명합니다.
그 수많은 문화재들을 한 번에 다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아, 여러 코스 중에서 그나마 가장 많은 문화재를
접할 수 있는 삼릉곡 코스를 선택해 올라보기로 합니다.
더위를 피해 가능한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했는데
아침 햇살이 아직 산을 넘어오지 못한 탓에 삼릉곡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숲길로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삼릉입니다.
울창한 소나무숲 사이로 세 개의 능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무덤의 주인들은 앞에서 부터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정명왕이라고 합니다.
삼릉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다가 만난 석물 조각들입니다.
길옆에 놓여져 있었는데, 인근에서 발견된 출처가 불분명한
탑재와 불상의 조각들을 모아둔 것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만난 '삼릉곡 제2사지 석조여래좌상'입니다.
계곡에 묻혀 있던 것을 1964년 발견해 이곳으로 옮겨 둔 것이라고 합니다.
불상의 머리 부분이 없어진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많이
훼손된 모습이지만 가슴 부분의 선명한 옷고름 무늬가 눈길을 끄는
불상이었습니다.
8세기 통일신라 전성기 때의 불상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로 만난 문화재는 바위 군락 사이에
숨은그림찾기 하듯 위치해 있더군요.
'삼릉곡 마애관음보살상'입니다.
돌기둥 같은 암벽에 새겨져 있었는데, 전체적인 높이가
2미터가 채 되지 않는 규모가 작은 불상이었습니다.
옆 모습을 찍어본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만난 문화재는 커다란 바위 위에 여섯 분의 불상이
새겨져 있는 '삼릉계곡 선각육존불'이었습니다.
'선각'은 바위에 홈을 내어 형상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우측에서 찍어본 전체의 모습입니다.
바위를 뒤덮고 있는 돌이끼와 검게 변해버린 바위색으로 인해
불상의 모습이 육안으로도 분별이 어려울만큼 잘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안내판에 새겨져 있는 불상의 배치도를 찍어본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 여섯 분의 불상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다시 길을 따라 오르니, 소나무 사이로 단정하게 앉아 있는
석불 하나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길을 찾아 석불을 향해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안내판을 찾아보니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이었습니다.
현재 보물 제666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얼굴 부분과 광배의 파손이 심했던 불상이었으나
보수 복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하며,
전체적인 규모나 균형미, 무늬의 조화로 볼때 보존 상태가
좋았더라면 충분히 국보가 되고도 남을 불상처럼 보였습니다.
석불 아래에 있는 이 공간은 삼층석탑이 있었던 터라고 합니다.
석탑은 현재 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석탑과 석불이 있었던 것으로 봐선 이 주변에 오래전 제법 큰 규모의
사찰이 존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바로 근처에서 만난 또 다른 문화재가 있는
바위 봉우리입니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 바위라고 합니다.
'삼릉곡 제6사지 마애여래선각좌상'이라고 하더군요.
안내판에 새겨져 있는 그림과 비교를 해보니 그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드러나 보입니다.
이 바위 아래 중턱 부근에는 지금은 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있는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던 원래의 터가 있다고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찍어본 바로 그 석조약사여래좌상입니다.
박물관 3층의 불교조각관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석조약사여래좌상의 옆 모습을 철불과 함께 찍어본
모습입니다.
다시 길을 따라 오르니, 남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암자인
상선암이 나타나더군요.
등산로는 그 상선암을 통과하고 있었는데 등산로 옆에 자리잡고 있던
삼릉계 제9사지선각보살입상과 등산로를 더 오른 뒤에 만난
삼릉곡 제9사지 선각마애불은 그 전체적인 형태를 구분하기가
어려워 사진에 담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바둑바위라고 불리는 너럭바위입니다.
이곳에 올라서니 산 아래 풍경이 훤히 펼쳐지더군요.
경주 시내도 한눈에 바라보였습니다.
다시 몇 구비를 돌아서니 또 다른 안내판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안내판을 따라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애불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이었습니다.
높이가 6m나 되는 거대한 석불로, 얼굴 부분만 완전한 형태로
조각을 하고 몸체 부분은 선각 형태로 조각한 불상이었습니다.
예술성으로 보자면 뛰어난 불상은 아니었지만, 막 바위를 뚫고
나온듯한 부처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신기한 모습임엔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 바위벽은 상사바위라고 부르더군요.
남산을 지키는 신인 상신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도 하며
아래엔 머리 부분이 사라져버린 아주 작은 석조여래좌상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낙석의 위험이 있어 현재 상사바위를 오르는 것은
금지하고 있더군요.
상사바위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멀리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이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에선 정면으로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바위에 편안히 기대고 앉아 지그시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석가의 자애로운 모습도 온전히 바라보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그늘에 앉아 땀도 식히며
이렇게 인증샷도 남겨 봤습니다.
드디어 소나무 사이로 금오산의 정상석이 눈에 들어 옵니다.
남산의 최고봉으로 해발 468m라고 합니다.
주변의 그늘에서 목도 축이고 땀도 식힌 뒤에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서 날은 점점 더 더워지고 있더군요.
다음으로 만난 문화재는 이번 남산 탐방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문화재 중 하나인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이었습니다.
보물 제186호로 산 아래를 굽어보는 자리에 서있었습니다.
규모가 아주 크거나 화려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산봉우리 위에서 마주치는 석탑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하고 경이로운 모습이었습니다.
탑의 기단은 자연 암반을 그대로 사용해, 산 전체를 기단으로
여겨도 좋을 멋진 자리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진짜, 잠시 더위도 잊고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삼층석탑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니
또 다른 마애불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물 제913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 남산 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이었습니다.
다른 마애불에 비해 확연히 도드라진 모습은 아니었으나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신체와 단정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불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앞을 지키듯이 우뚝 서있는
'경주 남산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입니다.
보물 제187호이며 현재 사진 속의 모습은 뒷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정면의 모습입니다.
아쉽게도 석조여래좌상의 머리 부분이 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세 개의 둥그런 삼륜대좌 위에 석불을 모신 특이한 모습으로
그 형태로나 규모로 볼때 파손된 석불의 모습이 더욱 더
아쉬워지는 문화재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온 곳에 용장사지가 있더군요.
절터라고 보기엔 왠지 규모가 작아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신라시대에 건립된 절이라고 하며, 조선시대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용장사에서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선 적어도 조선 중기까지는
절이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 용장사지에서 바라본 삼층석탑입니다.
고개를 드니 삼층석탑이 바로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렇게, 남산의 삼릉계곡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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