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즈에서 만난... '우희' 화가의 개인전 <공중 산책>에서~!

2021. 1. 17. 11:55세상 이야기

 

갤러리 이즈에서 진채연구소의 전시회인 '괜찮-소?!'를
돌아보고 문을 나서는데, 갤러리 지하에서도 마침 어느 화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중이더군요.
그림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서
안을 기웃거려보니, 아주 젋어보이는 아리따운 여인이 앉아 있습니다.
구경해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러라고 합니다.

저는 그냥 알바생인가..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여인이 개인전을 열고 있는 화가 본인이었더군요.ㅎㅎ
화가의 이름은 '우희'였고, 개인전의 제목은
'당신을 위한 선물같은 여행, 공중산책'이었습니다.
그림마다 갖가지 꽃으로 장식한 열기구가 꼭 그림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바라보고 있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림을 다 보고 나서, 참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이라고 했더니
화가분이 대답하시길, 바로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이
그런 그림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작품의 전부를 다 찍어오진 않았고 사진으로 표현 가능한
것들만 올려 봅니다.
액자가 있는 것은 액자를 표현했고 액자가 없는 그림은
그대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덧붙여져 있던 화가의 글까지 가능한 그대로
옮겨 적어 봤습니다.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2018년 작. 26cmX36cm



함께 걸었던 그 길 위에 서서
2018년 작. 26cmX3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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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인생의 흔적을 징표처럼
고스란히 몸에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삶의 과정 속, 그 무게에 책임을 다함으로 인해 생긴 훈장 같은 것.

당신의 상처가 늘 걱정이 됐고
어느 누구도 그 아픔을 어찌해 줄 수 없어 마음이 아렸다.

당신과 북촌 언덕을 함께 걷는 내내
나의 시선은 발 아래 상처에 머물러 있었다.

그 상처가 못내 마음에 걸려 마음이 울렁일 때면
맞잡은 손만 더 세게 움켜 쥐었다.
오가는 대화는 그저 목적없이 허공에 흩어졌다.

가파른 언덕을 만나 지치기도 하고,
한편으론 상처에 무리가 갈까 싶어 어느 새 서로 걸음을 멈췄다.

언덕 어느 언저리에서 마주한 풍경은 근사했지만
바람은 간신히 붙든 마음을 정처없이 건드렸다.

마음 속으로 나지막이 빌어본다. '오래오래 곁에 있어 줘.'



Ciao ('또 만나요'란 뜻이라고 하네요.)
2018년 작. 26cmX36cm



우연히 만난 선물
2021년 작 162.2cmX112.1cm

그림 속 풍경은 감자밭으로, 춘천 부근에서
만난 시골풍경이라고 합니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릴께요
2021년 작 116.8cmX91cm



Merry Christmas
2020년 작 55cmX33cm



Romeo & Juliet
2020년 작. 40.8cmX53.5cm



샤갈처럼
2019년 작. 53cmX74cm



뜨거운 안녕
2020년 작. 24cmX35.5cm


이젠 틀렸다고 자포자기할 때
내 존재가 바닥에 떨어진 기분이었고
까맣게 타들어가는 마음으로
바램이 있다면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
그러던 어느날 사라져 가고 싶은 마음으로
그린 꽃 열기구의 그림을 바라보던 낯선 손님이
"그림이 참 좋아요.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한마디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그후 꽃 열기구를 타고 여행하는 꿈을 갖게 되었고
꿈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하였다.

.........................<화가의 말>



밤하늘의 별이 된 그대에게, 동화 같은 마음을 담아
2020년 작. 116.8cmX80.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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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좋아하는 내게
별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흥미로웠다.

<별도둑> 동화책은 오랜 시간 동안
내 마음속에 애정 깊이 새겨 있었고,

한동안은 사람이 죽으면
밤하늘의 별이 된다는 낭만적인 이야기를 믿었다.

올 한 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비록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일지라도
난 삶과 작별한 모든 이가
밤 하늘 저 밝은 별이 되었길 기도한다.



천국으로 가는 길
2020년 작. 90.9cmX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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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몽 생 미셸에 도착하던 순간
두 발은, 바닷물이 나가고 흙만 남은 길 위에
두 시선은 수도원 꼭대기 위 높게 솟아 있는
성 미카엘 대천사를 향해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에는
떠오르는 달과 차오르는 바다를 보며
온몸을 저리는 강렬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성에 남아있는 수도원은
신에게 닿고자 하는 사람들의 간절함으로
달을 향해 높아져 있는 곳

그날 밤 나는 그들의 염원에 홀려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Hawaiian Dream

2019년 작. 74cmX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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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상상하는 것 중 한 가지

초록빛 가득한 저 곳에
개미나 벌레들 말고도
앙증맞고 귀여운 누군가가 살고 있을거라는
꿈 같은 상상.

그리고, 내가 그런 작은 존재가 된다면
초록빛 가득한 하와이 풀숲에 살아보고 싶다.



사랑의 인사
2019년 작. 45cmX65cm



Love myself
2019년 작. 34cmX53cm



축복(祝福)
2019년 작. 30cmX4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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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

마치 소설 설국의 시작처럼,
덜컹이는 열차 속에서 새하얗게 덮인 비에이의
설원이 드넓게 펼쳐졌다.

그 하얗디 하얀 풍경을 얼마나 마주했을까.

어느새 다가온 자작나무 수해(樹海)가 눈앞을 메운 순간
손 안에 거머쥔 카메라는 들어 올릴 생각도 못한 채
그저, 가슴 속에 스며 들었다.



붉은 해
2019년 작. 26cmX18cm



행복은 가까이에
2020년 작 20cmX20cm





아마도 저 열기구는 작가분이 힘들었던 지난 날을 회상하면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열기구를 통해 새로운 세계와 완전한 자유,
그리고 꿈을 향한 열망을 성취하고 싶었던... 어쩌면 위로와
치유의 상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 상징을 자신의 그림 속에 표현하면서 그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함께 위로 받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이렇게, 뜻밖의 그림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