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긴 겨울을 보내며 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 봄처녀나비~!

2022. 2. 10. 06:46나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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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녀나비...... 이름만 들어도
왠지 마음이 설렐 것 같은 이름입니다.
이 나비에게 '봄처녀'란 이쁜 이름을 붙여 주신 석주명 선생은
아마도 이 나비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듯 보입니다.
이름을 붙여준 연유에 대해 설명하기를
<날아다니는 모양이 수줍은 처녀의 모양과도 같다.>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진노랑의 날갯빛이 선생의 마음 속에 숨어 있던
까닭모를 감성이나 아득하면서도 은은한 추억 하나를
살짝 건드렸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름은 봄처녀나비이지만,
이 나비는 봄에 나타나는 나비가 아닙니다.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접어 들기 시작하는 6월 초에
그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입니다.
한 번 발생하며 주로 산기슭 주변의 초지나
무성한 덤불이 있는 곳에 서식하는데, 서식지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나비 또한 아닌 편입니다.
봄처녀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다정한 느낌이나
그로인한 묘한 매력 탓인지는 모르지만
이 나비에겐 유난히 정감이 가는 편입니다.
해마다 서식지에서 이 나비를 만나는 순간은
왠지... 진짜 봄처녀라도 만난 듯 늘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봄처녀나비의 날개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는
여러 개의 원형의 무늬는 뱀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뱀눈무늬>라고 부릅니다.
봄처녀나비는 개체마다 무늬가 똑같지 않고
윗날개를 중심으로 변이가 많이 발생하는 편인데,
어떤 개체는 뱀눈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기도 하고
어떤 개체는 중간 형태를 보이며, 또 어떤 개체는
날개를 가득 채울 만큼의 뱀눈무늬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날개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개체를 만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더 즐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엔 세 종류의 처녀나비가 있습니다.
봄처녀나비를 비롯해 날개의 무늬가 도시처녀의
흰 리본을 떠올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도시처녀나비>, 날개의 노랑색이 시골처녀의
저고리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시골처녀나비>가 있습니다.
세 종류 모두 석주명 선생에 의해 정감어린 이름을
부여 받은 우리의 이쁜 나비들입니다.
나비가 많은 사람들로 부터 지금보다는 훨씬 더
관심의 대상이 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을,
이 사진들과 함께 품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