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7. 06:40ㆍ나비 이야기
나비들의 짝짓기 장면은
나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찍고 싶어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닙니다.
들판이나 초지에 서식하는 나비들의 짝짓기 장면은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숲속에서 서식하는
나비들의 짝짓기 장면은 결코 만나기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나비들의 짝짓기는 혼인비행이나 여타의 준비 과정이 없이
아주 단순하고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나비의 수컷들은 오로지 종족보존을 위한 암컷과의
짝짓기를 위해 하루를 온통 바쁘게 돌아다니는 편입니다.
각각의 종류마다 수컷들의 행동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어떤 종류는 햇살이 퍼지면서 날개에 촉촉히 묻어있던 이슬이
모두 마르는 순간부터 서식지 주변을 끊임없이 날아다니면서
암컷을 찾는 일에만 몰두합니다.
그러다 힘이 부치면 잠시 잠깐씩 꽃잎 위에 내려앉아
꿀을 흡밀한 뒤 다시 날기를 반복합니다.
또다른 어떤 종류들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유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로 숲속에 살고 있는 나비들에게서 나타나는 행동으로,
높은 나뭇가지 위나 산 정상 부근에 자리를 잡고 점유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 영역 속으로 또다른 수컷들이 날아들면
잽싸게 날아올라 가차없이 쫒아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그 부근을 날아가는 새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도 보여 줍니다.
수컷들의 짝짓기 확률은 거의 복불복에 가까운 편인데,
숨어있던 암컷을 만나거나 암컷이 자기 영역 속으로 날아 들어오는
행운을 만나야만 비로소 짝짓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암컷을 만나면 수컷은 곧바로 달려들어 짝짓기를 시도하는데,
대부분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폭력에 가깝습니다.
짝짓기가 이루어지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두어 시간씩
꼼짝않고 앉아 있는데, 짝짓기 이후의 모든 행동은 암컷의 몫이 됩니다.
수컷은 그저 꽁무니에 매달려 있기만 할뿐 자리를 옮기기 위해
날아오르거나 달아날 때도 암컷이 날개를 퍼덕이며 이곳저곳을 옮겨 다닐뿐
수컷은 그저 매달려 있거나 자리를 잡을 때 잠시 몸을 움직이는 정도입니다.
▲ 위의 사진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끔직한 장면이 될 수도 있지만, 나비의 세계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는 기막힌 장면입니다.
암컷은 수컷들이 발생한 후 약 7일에서 10일 정도
늦게 발생하는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어떤 수컷들은 번데기 앞을 지키고 있다가
암컷이 우화하면 바로 짝짓기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암컷은 우화한 뒤 날개를 펴거나 말릴 시간도 없이
속절없이 얌체같은 수컷에 의해 짝짓기를 당하는 것입니다.
저렇게 짝짓기를 당한 암컷들은 대부분,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한채 짓이겨지거나 찢겨져서 불완전 우화가 되는
수모를 당하는 것입니다.
나비들의 짝짓기는 각각의 종류마다 시간적 차이를 보이고
또한 점유행동하는 시간도 달라서, 마음 먹고 보려고 해도
만나기가 쉽지않은 장면입니다.
그래서, 나비의 짝짓기 장면을 나비 사진의 꽃이라고 얘기하는
나비애호가들도 있습니다.
자연의 신비스러운 장면임은 틀림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나비의 짝짓기 장면을 옮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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