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긴 겨울을 보내며 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 바둑돌부전나비~!

2022. 3. 5. 18:31나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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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돌부전나비는 보통의 나비들과는
전혀 다른 생태적 습성을 보여주는 나비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나비애벌레들 중에서 유일하게 식물이 아닌
진딧물을 먹이로 삼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애벌레가 같은 곤충에 속하는
진딧물을 잡아 먹는 '육식'을 하는 것입니다.

바둑돌부전나비는 시누대(신이대, 혹은
이대라고 부르기도 함) 숲에서 서식하는
작은 나비입니다.
시누대잎에 기생하는 납작진딧물은 이 나비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애벌레는 진딧물을 잡아 먹고 성장하며
나비로 우화한 뒤에는 진딧물이 내뿜는
분비물을 빨아 먹으며 생존한다고 합니다.
시누대숲을 관찰하다보면 진딧물이 모여있는
잎사귀에, 바둑돌부전나비 역시 여러마리가
함께 모여 열심히 분비물을 빨아 먹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바둑돌부전나비는 4월 무렵 발생해서
가을 무렵까지 약 4회 정도 계속해서 발생하지만
7월 중순 무렵 가장 많은 개체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중부 이남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울 도심 속의 시누대 숲에서도
꽤 많은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크기는 50원 동전 크기를 넘지 않을 정도로
작은 편이며, 오후 세 시 무렵이면 이곳저곳에서
짝짓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바둑돌부전나비라는 이름은, 일본명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고 합니다.
날개의 검정 반점이 바둑돌을 연상케 했을 것입니다.
몇 해 전, 미국선녀벌레가 기승을 부릴적에
이 나비가 서식하고 있던 서울의 어느 공원도
시누대잎이 모두 검게 변하면서 피해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공원에서 방역작업을 벌였고 시누대숲을
베어 내면서 이 나비도 함께 자취를 감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행히도 작년에 다시 공원을 들렀을 때
새로 돋아나고 있는 시누대숲에서 무척이나 반갑게도
하얗게 반짝이고 있던 바둑돌부전나비의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깜찍한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