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5. 06:20ㆍ여행 이야기
지방을 다녀오던 길에 마침 화본역 근처를 지날 일이 있어
화본역을 들러 보기로 합니다.
수 년 전에도 화본역을 들러 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사진으로
풍경을 남겨오진 않았는데 이번엔 날씨도 좋고 하늘도 이뻐서
그 풍경을 남겨 보기로 하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화본역의 모습입니다.
화본역이 위치한 곳은,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로
중앙선 철길에 위치한 작은 간이역이었습니다.
화본역은 1936년 완공하고 1938년 2월 1일 부터 첫 출발을 하였다고 하며,
현재의 역사 건물은 2011년 새롭게 복원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화본역을 더 가깝게 찍어본 것입니다.
현재 화본역에는 중앙선 열차가 상행 3회 하행 3회, 총 6회 정차한다고 하며
그동안 시장이 없던 산성면 주민들이 화본역에서 열차를 이용해 멀지 않은
영천시장을 오가던, 생활의 터전 노릇을 해왔던 곳이라고 합니다.
화본역 옆 작은 정원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이란 시가 적힌
시비가 서있었습니다. 시를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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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
박해수
꽃 진 물자리, 젖꼭지 달렸네
자다 잠 깬, 꽃물 든 목숨이네
선 자리 꽃자리
꽃 뿌리 눈물 뿌리
방울새 어디 서서 우나
배꽃, 메밀꽃, 메꽃
배꼽 눈 보이네,
배꼽도 서 있네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은 흰 겨울 눈꽃에 젖네
어머니 젖꽃 어머니 젖꽃
젖꽃 실뿌리, 실, 실, 실, 웃는 실뿌리
오솔길, 저녁 낮달로 떴네
어머니 삶 꽃,
젖빛으로 뜬 낮달
오솔길 꽃 진 길 가네
산모롱, 굽이 굽이 돌아
돌아누운 낮달 따라 가네
낮달 따라 꽃 진자리 찾아 가네
그 옆엔,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알리는 조형물도 서있더군요.
정원에서 바라보이는 화본역의 명물인 급수탑도 찍어 봅니다.
역사 내로 들어가기 전, 역 앞의 풍경도 찍어 봅니다.
뜨거운 여름의 햇살이 한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역사 내에 걸려 있는 화본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안내판과 그 앞에는
역무원들이 사용했던 모자가 줄지어 놓여져 있었습니다.
급수탑을 보기 위해선 역사를 통과해야 하기에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역 내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철길을 건넌 뒤, 입장권을 들고 화본역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어 봅니다.
우뚝 서있는 급수탑의 모습입니다. 굉장한 크기더군요.
급수탑 아래 부분의 작은 창에는 책을 들고 바깥을 내다보고 있는 소녀와
그 소녀를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를 표현한 조각상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화본역의 급수탑은 1930년대 말에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높이가 25m 하단 지름이 5m 상부의 물 저장 탱크의 지름이 4m에 달하는
아주 큰 크기였습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어진 시설로, 1950년대
디젤기관차가 등장하면서 거의 사용을 멈추었다고 합니다.
한때는 철길을 따라 수십 여 개에 달했던 급수탑이 현재는 대부분 사라지고
이곳 화본역을 포함해 몇 개 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화본역의 정경입니다.
철길 한 켠에 관광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열차가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급수탑의 모습을 찍어 봅니다.
화본역의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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