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9. 21:48ㆍ여행 이야기
서산으로 새를 만나러 갔던 길에, 2년 전에 들러 본 뒤
무척 기억에 남았던 부석사를 다시 한 번 들러 보았습니다.
서산의 부석사는 영주의 부석사와 이름도 동일하지만, 신라의 고승(高僧)
의상대사에 얽힌 창건설화조차도 동일한 뜻밖의 신비를 간직한
사찰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단풍은 대부분 지고 늦가을의 풍경과 정적이 머물고 있는 부석사를
천천히 거닐며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주말이었지만, 사찰은 사람들로 붐비지도 않고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산문을 지나 구불구불 길을 따라 오르니 드디어 부석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부석사의 창건설화를 대체로 요약하자면, 신라의 승려였던 의상대사가
불경을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던 것으로 부터 유래합니다.
당나라에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을 때, 아랫마을에 살고 있던
선묘라는 이름을 가진 낭자가 의상대사를 몰래 흠모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상대사가 공부를 마치고 신라로 돌아가려고 하자,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낭자가
의상대사를 찾아와 마음을 고백하고 함께 신라로 돌아가길 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도를 닦는 사람으로서 그 마음을 받아 들일 수 없었던 대사는
단호히 거절하였고, 이에 크게 낙심한 낭자는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이 되어, 의상대사가 탄 배가 안전하게 신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호해 주었다고 합니다.
훗날, 의상대사가 사찰을 창건할 때 그 지역에 이미 터를 잡고 살고 있던
사람들에 의해 방해를 받거나 곤욕을 치르게 될때마다, 선묘낭자가
다시 용의 모습으로 나타나 커다란 바위를 하늘로 들어 올려 사람들을 물리치고
사찰을 굳건히 세울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찰의 이름도 '공중에 떠있는 바위'란 뜻의 부석사(浮石寺)라 이름 짓고
선묘낭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는 내용으로, 서산과 영주의 두 부석사에서
공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창건설화였습니다.
천천히 부석사 경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장 먼저 종루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정면에서 바라본 종루의 모습입니다.
창건 연대로 보면, 서산의 부석사가 영주의 부석사에 비해 약 3년 정도
먼저 창건되었다고 합니다.
의상대사께서 서산의 부석사를 먼저 창건하신 뒤, 다시 영주로 가서 사찰을
창건하셨는데, 그로 인해 비슷한 연대에 지어진 두 사찰이 후세 사람들에 의해
동일한 창건 설화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마애불의 모습입니다.
비교적 멀지 않은 시기에 조각된 것으로 보여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산신각의 모습입니다.
산신각 뒷편엔 영주의 부석사에서 본 '부석'과 비슷한 모습의 바위가 있었습니다.
사찰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요란스럽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편이었습니다.
전각들 간의 거리가 넉넉하기도 했지만, 그 사이사이로 무심한 듯 자리잡고 있는
나무들이 한층 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산 부석사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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