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청딱따구리~!!

2015. 1. 26. 08:30숲속 이야기

올림픽공원을 거닐다가 청딱따구리를 만났습니다.

놀란 가슴에 후다닥 카메라를 꺼내 들고 조심스레 녀석의 모습을
몇 장 찍어왔습니다.

다행히도 먹이를 찾는 일에 정신이 팔렸는지, 무척이나 예민해서
좀처럼 곁을 주지 않던 녀석들이 날아가지도 않고 한동안 모델이

되어 주더군요.

 

 

 

길 옆 풀밭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더군요.

정수리에 빨간 무늬가 있는 것으로 봐선 수컷입니다.

 

 

 

부리로 열심히 낙엽과 풀을 헤치며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고 주위를 경계하는 것도 잊지 않더군요.

얼른 산수유 나무 뒤로 몸을 숨기고 녀석을 찍어 보았습니다.

 

 

 

문득 옆에서 울음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또 다른 청딱따구리 한 마리가

풀밭에 고개를 쳐박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부리가 온통 흙으로 범벅이 되어 있네요.

 

 

 

 

정수리에 빨간 무늬가 없는 것으로 봐선 이 녀석은 암컷입니다.

부부가 함께 먹이를 구하러 나온 모양입니다.

 

 

 

 

청딱따구리의 크기는 약 25cm에서 30cm 정도로, 딱따구리들 중에서

까막딱따구리 다음으로 몸집이 큰 녀석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운좋게 녀석들의 모습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나 결코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들은 아닙니다.

 

 

 

나무 위로 훌쩍 날아오르는 녀석... 혹시 달아나 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데

다행히 다시 땅으로 내려 앉습니다.

 

 

 

청딱따구리가 특히 좋아하는 먹이는 개미라고 하는군요.

개미의 알과 애벌레를 특히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땅을 헤집고 있는 모습을 몇 번 본적이 있었는데, 지렁이가 아니라

개미를 찾고 있었나 봅니다.

 

 

 

월동 중이던 개미들에겐 그야말로 날벼락인 셈입니다.

 

 

 

 

 

숲에서 청딱따구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대부분 소리없이 움직이는 편이어서 그야말로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오색딱따구리처럼 숲이 울릴 정도로 나무를 쪼아서 먹이를 구하는 일이

드문 편이었는데, 대체로 나무 옹이나 구멍 속에 숨어있는 먹이를 찾아서

긴 부리로 꺼내 먹더군요.

 

 

 

늦가을에 감나무의 홍시를 먹기 위해 날아들기도 하는데,

홍시에 부리를 꽂은 채 꼼짝도 않고 빨대로 빨듯이 홍시를 먹고 있더군요.

 

 

 

 

수컷이 훌쩍 나무 위로 날아가 버린 뒤에 잠시 암컷을 따라 다녔습니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텃새이지만 그러나 흔한 녀석들은 아니라고 하네요.

 

 

 

 

먹이는 나무 열매나 곤충을 잡아 먹는 잡식성으로, 그래서인지 숲이 아닌

의외의 장소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다른 딱따구리들과 마찬가지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봄에 약 6~8개의

알을 낳아 번식 한다고 합니다.

 

 

 

새끼를 기를 때는 암수가 번갈아 먹이를 물어 오는데, 특이하게도

먹이를 먼저 먹은 뒤 새끼들에게 토해서 먹이를 준다고 하네요.

 

 

 

아마도 개미를 좋아하는 녀석들의 습성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먹이를

물어 올 수 없는 특성상, 그런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컷이 날아가 버린 뒤에도 암컷은 먹이 사냥에 열심입니다.

 

 

 

 

숲에서 운좋게 녀석들을 발견하더라도 어찌나 경계심이 심한지 다가가기만 하면

어느새 나무 뒤로 숨어버리거나 높은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 버리는 통에

찍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말 운 좋은 날인가 봅니다.

 

 

 

곧 암컷도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더군요.

암튼 청딱따구리와 반갑고도 놀라운 조우였습니다.

올림픽공원은 새들에겐 낙원 같은 곳인가 봅니다.

넓은 숲과 풍부한 먹이가 새들에겐 최고의 안식처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겨울이면 콩새나 밀화부리, 지빠귀 같은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고

호수에선 재두루미와 쇠백로, 청둥오리와 또 여러 종류의 물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몽촌토성의 성벽을 빠르게 걸어다니는 꿩의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물까치의 우아한 날개짓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콩새를 만나러 왔다가 만난 청딱따구리... 어쩌면 콩새보다 더 놀라웠던

만남이었습니다. 이렇게 올림픽공원을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