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3. 08:30ㆍ여행 이야기
제주 여행의 둘째 날, 협재해변을 둘러본 뒤 이번엔 해안도로가 아닌
산방산을 향해 곧장 차를 몰았습니다.
협재해변의 바다빛에 취해 쉬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 동안 시간은 어느덧
오후 두 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산방산으로 가는 길에 푸르게 새싹이 돋고 있는 밭 위를 가로 지른 돌담을 발견하곤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제주 여행 중 내 눈길을 자꾸만 잡아 끌던 또 다른 정겨운 풍경이었습니다.
드디어 산방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가까운 언덕 위에 위치한 산방연대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끕니다.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용머리해안을 바라보는 전망대 구실도 하고 있는 산방연대는
횃불이나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구조물이라고 합니다.
봉수대와 비슷한 개념으로 봉수대가 주로 산 정상에 설치가 되었다면 연대는
구릉이나 해안 지역에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산방산의 모습입니다.
그 아래에 보문사가 자리잡고 있더군요.
보문사 윗편 산방굴사 아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용머리해안의 풍경입니다.
용머리해안으로 향하면서 산방연대 위에서 내려다 본 용머리해안의 풍경입니다.
산방산 아래에 펼쳐진 긴 해변은 황우치해변이라고 하더군요.
파도가 해변을 향해 끝없이 밀려들고 있었습니다.
산방산 근처에서도 기대했던 넓은 유채꽃밭은 보이질 않더군요.
광치기해변과 마찬가지로 군데군데 그리 넓지 않은 유채꽃밭이 있었고
역시 주인이 지키고 서서 입장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유채꽃밭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입니다.
유채꽃밭을 지나 용머리해안을 탐방해 보기로 했습니다.
용머리해안은 오래전 조선시대에 네덜란드 사람인 하멜이 표류해서 닿은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네요.
용머리해안엔 하멜이 타고 온 배를 거의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고
전시관으로 꾸며놓은 뒤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용머리해안의 모습입니다.
입장료 천원을 내고 입장하며 A코스와 B코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B코스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모퉁이를 지나자 산방산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머리해안은 파도가 심하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날은 다행히도 파도가 잠잠한 편이어서 용머리해안을
마음껏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용머리해안을 벗어나며 찍어본 산방산의 모습입니다.
이 사진은 근처 다른 유채꽃밭에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유채꽃과 산방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의 포인트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제주 여행에서 유채꽃과 어우러진 풍경을 보는 것은
실망뿐이었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에도 유채꽃밭을 거의
만날 수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산방산을 떠나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차를 달렸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계포구'라는 작은 항구가 나타나더군요.
차를 세우고 포구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방파제 입구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었던, 색깔있는 옷을 갖춰 입은 특이한
해녀상이 서 있더군요.
사계포구의 등대입니다.
등대 뒷편으로 보이는 작은 섬은 형제섬으로 불리더군요.
사계포구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입니다.
마침 포구로 여객선이 들어오고 있더군요.
사계포구에서 만나는 또 다른 특이한 해녀상입니다.
해녀와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년의 여인은 예전 러시아 대통령이었던
고르바초프의 부인 라이사여사라고 합니다.
고르바초프가 1991년 4월 19일 노태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제주도를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을 당시, 두 영부인이었던 라이사 여사와 김옥숙 여사가
이곳 사계포구를 방문해서 해녀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을 시식한 것을 기념하며
이 동상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며 바라본 형제섬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산방산을 마지막으로 바라본 후, 다시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문득, 그녀가 성이시돌목장을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곳에 웨딩사진과 연인들의 사진 명소가 되는 '테쉬폰'이라는 건물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성이시돌목장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입구에서 만난 목장의 풍경입니다.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울타리 너머로 그 테쉬폰이라는 이름의 건물이 보이더군요.
유명세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곧 허물어질 듯 허름한 느낌입니다.
이 건물의 이름인 '테쉬폰'의 유래에 대해선 꽤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더군요.
다만 기억하는 것은, 건물의 형태가 바람이 많은 제주의 특성과 맞아 떨어져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짓기 시작했고, 이후 여러 용도의 건축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성이시돌목장으로 오는 동안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덤불속에 방치되어 있는
또 다른 테쉬폰을 본적이 있었는데, 한때 여러 곳에서 지어졌던 건물이었나 봅니다.
이 테쉬폰을 찾아오는 방법은 자동차가 아니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이시돌목장 입구를 지나는 버스가 있었지만
배차간격이 꽤 긴 편이라고 하더군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지 않는다면 막상 이 테쉬폰을 마주했을 때 실망이
먼저 앞설 수 있으므로, 여행지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더군요.
옆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주변의 나무에 파릇하게 새싹이 돋으면 좀 더 운치가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테쉬폰 앞에서 만난, 빛나는 청춘을 간직하고 있던 어떤 아가씨~!
파릇한 목장 위에서 뒷편 오름을 배경 삼아 상큼발랄하게 점프샷을 뛰고 있습니다.
빛나는 청춘만큼 앞으로의 인생도, 빛나고 아름다우며 또 행복하기를~!!!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이렇게 인증샷 한 장 남기고 테쉬폰을 떠났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늦은 오후를 향해 달리고 있더군요.
문득 어제 만나지 못했던 제주의 석양과 노을이 보고 싶어 지더군요.
그래서 협재해변으로 다시 차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협재해변에서는 해가 지는 방향이 맞지가 않더군요.
비양도 너머로 지는 해를 기대했는데, 전혀 다른 곳으로 해가 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마땅한 곳을 찾다가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있는
신창해변 주변의 어느 등대를 발견하곤 차를 멈췄습니다.
그러나, 석양은 볼 수 있었지만 노을은 아름다운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이런 풍경을 마주한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여기며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석양도 수평선 근처에 이르렀을 때 구름속으로 사라져버리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잠시 해변을 거닐다가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렇게, 여행 둘째 날도 마무리되고 있었습니다.
내일도 날씨가 좋기를 바라며, 모슬포항을 향해 차를 달렸습니다.
목적지를 계획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내일도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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