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6. 09:00ㆍ여행 이야기
제주 여행의 마지막 날, 차귀도를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계획에 없었던 일정으로, 일기예보상으로는 마지막 날 날씨가
많이 흐리고 늦은 오후부터는 비까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으므로
날씨의 변화를 봐가면서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마지막 날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숙소의 창문을 열었을 때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란...!!!
깜짝 놀라서 밖을 내다보니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습니다.
순간 마음이 바빠지더군요. 스마트폰을 들고 이곳저곳을 검색해 봅니다.
여행하는 3일 내내 맑은 날씨를 만났으니 이 조차도 대단한 행운이라면
행운이었습니다.
검색을 하는 중에 '차귀도'라는 지명이 유난히 눈길을 끌더군요.
배를 타고 들어가서 차귀도를 트레킹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는
주저할 것 없이 차귀도로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차귀도 행 배를 탈 수 있는 고산포구로 향하는 길에 수월봉을 만났습니다.
이곳엔 차귀도와 주변의 바다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습니다.
정자 너머로 바라보이는 건물은 고산기상대라고 하더군요.
수월봉에서 내려다 본 차귀도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제주에서 가장 큰 무인도라고 하더군요.
차귀도 앞의 '와섬'입니다.
이 섬이 한문으로 누울 '와(臥)'를 이름으로 얻게 된 이유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Y자 형태로 옆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더군요.
와섬과 고산포구를 내려다 봅니다.
수월봉에서 고산포구에 이르는 해변은 세계지질공원으로,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차귀도의 등대가 있는 곳을 가깝게 찍어 봅니다.
이곳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차귀도의 일몰은 제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몰이라고 하더군요. 9월 경이면 차귀도 너머로 지는 일몰을 만날 수 있다더군요.
수월봉을 내려오면서 다시 바라본 차귀도의 모습입니다.
기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섬 하나가 차귀도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모습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매바위였습니다.
이제 차귀도행 보트를 타기 위해 고산포구로 향했습니다.
아주 작은 포구였는데 차귀도행 선착장이 있는 곳을 차귀도포구, 어선이
드나드는 포구를 고산포구라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르더군요.
포구에서 다시 차귀도를 바라 봅니다.
우측이 와도, 멀리 바라보이는 좌측 섬이 차귀도입니다.
차귀도 왼편의 매바위(또는 독수리바위라고도 함)와 쌍둥이바위의 모습입니다.
이제 차귀도행 표를 끊고 선착장에서 보트에 탑승했습니다.
정원이 12명인 보트 형태의 배로 운행을 하고 있었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아
차귀도에 도착을 하더군요.
운임은 왕복 16000원으로, 주로 예약 손님이 많은 편이라 포구에서는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찾아간 우리였는데 다행히도 표가 딱 두 장이 남아 있더군요.
그래서 운좋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보트에 오를 수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보트가 차귀도에 도착한 뒤, 찍어본 해변의 풍경입니다.
우뚝 솟아있는 바위는, 장군바위라고 불리는 바위입니다.
이 바위는 범바위라는 이름의 바위였습니다.
범이 하늘을 향해 포효를 하고 있는 듯한 형상이라고 하더군요.
이제 차귀도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트레킹 시간은 1시간으로, 사진을 찍거나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는다면
천천히 걸어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차귀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엇 하나 함부로 채취하거나 훼손해서도 안되는 천연보호구역이었습니다.
특히 이곳의 방풍나물은 절대 채취 금지라며 보트의 선장이 몇 번이나
강조를 하더군요.
차귀도에 올라서니 가장 먼저 건물이 허물어진 집터가 보였습니다.
차귀도에는 1970년대 말까지 7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았지만 간첩침투를
우려해 소개령이 떨어지면서 현재는 무인도로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도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인 집터와 빗물 저장시설 등이 남아 있다고 하네요.
그 후로 약 30년 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10년 세계지질공원에
이름을 올리며 2011년 11월에 일반인들에게 개방이 되었다고 합니다.
집터를 지나니 넓은 갈대밭이 펼쳐진 차귀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높은 언덕엔 하얀 등대가 서 있더군요.
제주 사람들은 이 섬을 대나무가 많았다고 해서 대섬, 또는 죽섬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등대를 찍어 봅니다.
산책로 옆에는 관광객들의 염원이 담긴 동그란 팻말이 울타리를 장식하고
있더군요. 부디 모든 소원들이 이루어졌기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차귀도의 풍경을 가능한 모두 카메라에 담아 보기로 합니다.
섬에서 바라보는 장군바위의 모습은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다른 모양이더군요.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보니 장군바위의 모습이
역광으로 바라 보였습니다.
쌍둥이바위를 섬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드디어 등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 등대는 고산포구의 주민들이 손수 만든 무인등대라고 하더군요.
이 등대가 위치한 언덕을 '볼래기 동산'으로 부르는데, 볼래기는 제주도 말로
주민들이 이 등대를 짓기 위해 자재를 들고 직접 언덕을 올라 올때
숨을 '볼락볼락' 가쁘게 쉬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특이하고도 재밌는 이름이었습니다.
차귀도 등대는 1957년 부터 불을 밝히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단체 관광객들~!
이제 등대를 내려가서 멀리 보이는 차귀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등대를 내려와 차귀도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살짝 가파른 길이 이어지더군요.
등대 부근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탓에 걸음이 바빠집니다.
차귀도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장군바위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형과 아우처럼 나란히 붙어 있는 매바위와 범바위의 모습입니다.
어느덧 주어졌던 한 시간 여의 시간이 다 지났더군요.
보트가 이미 도착해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착장 옆 해변의 모습입니다.
관광객들이 모두 승선하자, 배가 차귀도의 선착장을 출발합니다.
하지만 곧장 고산포구로 돌아가지 않고 차귀도 주변을 돌면서 관광안내를
시작하더군요. 선장이 관광안내사가 되어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설명을 들으며 배 위에서 차귀도 주변의 풍경을 찍어 보았습니다.
범바위도 다시 찍어 봅니다.
배 위에서 바라본 차귀도의 풍경입니다.
차귀도의 풍경들이 나란히 늘어선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범바위, 쌍둥이바위, 장군바위가 나란히 바라 보였습니다.
제주도에는 약 5백개의 장군바위가 있는데, 모두 제주를 만들었다는 설문대할망의
오백명의 아들들이 변해서 된 것이며 차귀도의 장군바위는 그 중 막내 아들이
변해서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배가 매바위 옆을 지나갑니다.
바다에서 바라본 쌍둥이바위의 모습입니다.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두 바위가 닮아보이진 않네요.ㅎ
저 붉은 빛의 암벽은 송이동산으로 불리는 곳이라고 하네요.
트레킹 코스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송이'는 화산 폭발 당시 점토가 고열에 타면서 형성된 화산석이라고 하며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물질이라고 합니다.
차귀도에서는 해안의 절벽이 침식 되면서 고스란히 드러난 자연 그대로의
송이동산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송이는 제주 사투리로 '가벼운 돌'이란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송이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최근엔 화장품 재료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하며,
인체에 이로운 원적외선이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번엔 뱃머리를 돌려 차귀도의 명물인 매바위를 보여 주더군요.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매가 날개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가고 있는 듯한 형상입니다.
눈과 부리조차도 선명한 모습입니다.
어쩌면 매바위는 차귀도 이름의 유래가 된 전설과 깊은 연관이 있어 보였습니다.
옛날 중국 송나라에 호종단이라는 이름의 관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고려 예종임금 시대에 제주 땅을 찾아 왔는데, 인재가 많이 난다는
제주의 9혈을 모조리 끊어 인재의 씨를 말리라는 황제의 특명을 받고
일행들과 함께 제주를 찾아온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되돌아 가던 중 차귀도 부근을 지날 즈음
이를 지켜보던 한라산의 수호신이 괘씸히 여겨 커다란 매로 변해 날개짓을 하니
태풍이 일어나 배가 난파되어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고 해서 막을 차(遮) 돌아갈 귀(歸)를
써서 차귀도라고 불렀다는 전설이 있더군요.
포구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바라본 와도의 모습입니다.
여인이 가슴 위에 두 손을 얹고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해서 '와도'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 사진 속의 모습으로만 봐선 선뜻 연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와도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특이한 모양의 바위를 가까이 찍어 봤습니다.
포구에 도착한 후 주변을 둘러 보며 출발할 때는 미처 보지못했던 여러
풍경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고산포구에도 옛 등대였던 도대불이 있더군요.
1941년 고산. 목포간 화물선의 유도등으로 세워졌으나 고기잡이 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히기도 했다고 합니다.
방파제 위에서 차귀도와 와도를 배경으로 사흘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주었던
이쁜 렌트카 앞에서 그녀의 기념 사진을 찍어 봅니다.
고산포구를 떠나 해안도로를 따라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문득 방사탑이 보여 차를 세웠습니다.
방사탑은, 마을의 허술한 곳으로 사악한 기운이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둥글게 쌓아올린 돌탑을 말한다고 합니다.
제주 해변에서는 수없이 많은 방사탑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사탑을 바라보다가 뜻밖의 풍경을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와도의 뒷모습으로, 여인이 가슴 위에 두 손을 모으고 누워있는 형상이라는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와도의 모습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른편을 여인의 머리로 볼때 정말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누워있는 형상이더군요.
그러니까 와도는 고산포구에서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와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살던 사람들에 의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와도란 이름의 궁금증이 비로소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와도를 뒤로 하고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이렇게, 차귀도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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