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9. 22:00ㆍ세상 이야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서울 방향으로 호평IC를 올라오면
큰 도로와 만나는 지점, 오른편 길 건너 산 아래에 외벽을
하얀색으로 단장한 조그만 교회를 하나 만나게 된다.
호평IC를 지날 때 마다 그 교회를 신기한듯 바라 보았는데
오늘은 차를 세우고 드디어 디카에 담아 보았다.
'호평순복음교회'란 간판이 붙어 있었는데 교회가 너무 이쁘고
작아서 정말 예배를 보는 곳인지, 아님 전시용으로 지어진 건물인지
궁금해졌는데 교회 십자가 아래에 '기쁜 성탄과 복된 새해'란
글귀가 쓰인 플랜카드가 붙어 있고 교회옆에 승합차가 한대
세워져 있는 걸로 봐선 예배를 보는 교회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무명 정도만 앉아도 비좁을 것 같은 작은 교회가 왜 마을과
한참이나 동떨어진 산 아래에 세워져 있는 것일까??
다음에 호평IC를 지날 땐 교회 구경이라도 가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건 원래 잘 못 참는 성격이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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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주일 뒤 그 곳을 다시 지나칠 일이 생겼을 때 정말 차를
세우고 교회로 내려가 보았다. 물론 가드레일을 살짝 타고 넘어서~
교회는 도로에서 겨우 몇십미터 거리에 있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이 고스란히 느껴질 그런 거리였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교회의 하얀 외벽에 봄 햇살이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바라보니 교회가 더 이뻐 보였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미닫이문을 살짝 밀어보니 문이 열렸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밖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의외로 넓어 보였다.
교회안에 놓여 있는 의자의 숫자로 봐선 오십명은 족히 앉아서
예배를 볼 수 있는 그런 규모였다. 거기다가 피아노와 드럼까지
갖춰져 있었다.
교회 양쪽 벽에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가 여러장 장식이 되어 있었고~
의자위엔 누군가가 읽다가 놓아 둔 성경책이 놓여져 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마침 근처 밭에서 일을 하고 계시던 목사님께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목사님처럼 보였다) 낯선 사람의 방문이
궁금하신듯 교회 문앞에 서 계셨다. 그리고 내 손에 들린 디카를
의아스럽게 바라 보셨다. 내가 교회가 너무 이뻐서 구경왔다고
말하자, 내 호기심을 미리 알아 차리신듯 빙긋이 웃으시면서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곳은 모두 예배를 드리는 장소라는 대답을
들려 주셨다. 내가 멋쩍어 하고 있는 동안 목사님은 다시 밭으로
올라 가시더니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 하셨다.
암튼 이렇게 내 궁금증은 풀린 셈이 되었다.
어쩌면, 요즘 경쟁하듯 생겨나는 크고 웅장한 교회보다
예수님은 이렇게 소박하고 이쁘면서도 믿음과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런 교회들을 더 사랑하시고
어여삐 여기시는 것은 아닐까... 또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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