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긴 겨울을 보내며 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 애호랑나비~!

2022. 1. 23. 00:30나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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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이곳저곳에서 야생화가 피어난다는 소식이 들리면
나비애호가들의 마음도 함께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던 나비 시즌이 도래했고,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마음과 몸을 추스리며 드디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남쪽에서 부터 들려오는 나비 소식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그 나비 소식들 중에서 나비애호가들이 가장 기다리고
또 만나고 싶어하는 봄나비는 아마도 애호랑나비가 그 중
가장 으뜸일 것입니다.
눈길을 끄는 이쁜 모습도 그러하지만,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비 또한 아니다보니, 나비애호가들의 마음을 더욱더
자극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애호랑나비 역시 이른 봄에 잠시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져 버리는 봄나비로, 숲속에 진달래가 피고
얼레지와 현호색, 제비꽃 등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어느새 나타나 숲속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입니다.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남한의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나비지만, 서식지가 어느 정도는 제한적이어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나비는 아닌 편입니다.

주로,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는 숲속에서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편으로, 다양한 꽃잎 위에 앉아
꿀을 빨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비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습은
얼레지에 앉아 흡밀하고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수컷과 암컷의 구분은 육안으로는 쉽지 않은 편이며,
수컷은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는 오전 무렵부터
암컷을 찾기 위해 숲속을 열심히 낮게 날아다니는데,
도중에 힘이 부치면 잠깐씩 꽃잎에 앉아 흡밀을 한 후
날아다니기를 계속합니다.
더러는 낙엽이 무성한 땅 위나 바위 위에도 털썩
내려앉아 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그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암컷은 짝짓기를 마친 후에는 족두리풀에 알을 낳는데
주로, 이미 부쩍 잎이 자란 족두리풀보다는 막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새순을 골라 아랫면에 알을 낳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면, 잎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알이 붙어 있는 아랫면이
아래로 향하면서 알을 감추게 되더군요.
석주명 선생의 <조선 나비이름 유래기>를 참조하면,
선생께서 붙여준 원래 이름은 '이른봄애호랑나비'였으나
이후 곤충학자이신 이승모 선생에 의해 애호랑나비로 이름을
정정하였다고 합니다.
석주명 선생의 표현을 빌자면, 애호랑나비의 '애'는 아호(兒虎)
즉 '어린 호랑이'라는 표현으로, 별다른 뜻이 없이 '이른 봄
나타나는 호랑이 무늬를 가진 작은 호랑나비'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작거나 어리다는 의미로 '아이'를 지칭하는 '애'를 넣어
'애호랑나비'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으로 보였습니다.

올해도 봄이 오면, 꼭 만나고 싶거나 만나야 할 나비는
이미 이 애호랑나비를 점찍어 두고 있습니다.
얼레지에 앉아 멋진 모델이 되어주는 모습이라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이제껏 만나지 못했던 또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면 그 또한 최고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