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긴 겨울을 보내며 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 금빛어리표범나비~!

2022. 1. 27. 19:16나비 이야기










봄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나비들을 꼽으라면
금빛어리표범나비도 결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봄이 오고 연둣빛으로 물들어 가던 산과 들판이 초록으로
점점 더 짙게 물들어 갈 즈음이면 노란 전구를 켠 듯
반짝이는 모습으로 나무와 수풀 사이를 날아다니는
금빛어리표범나비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5월 초에 발생해서 봄날의 한 때를 장식한 뒤 사라지는 나비로,
일반적인 표범나비에 비해 크기가 작으면서도 깜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이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비는 아니어서, 중부 이북의
제한적인 서식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비로 알려져 있으며,
다행히 해마다 서식지를 찾을 때마다 꽤 많은 개체수가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비의 이름에 포함되어 있는 '어리'의 뜻을 찾아보면,
<일부 동물이나 식물의 이름 앞에 붙어 '모자라는' 또는
'덜 갖추어진'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설명되어 있었다.
석주명 선생의 <조선 나비이름 유래기>에는 
'어리표범나비'에 대해
설명하기를,
<표범나비에 비슷하고도 진짜 표범나비는 아니란 뜻의
이름이다.>
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 설명에 따라
금빛어리표범나비의
이름을 풀이해 보자면
'형태와 무늬는 표범나비와 비슷해 보이나

표범나비 종류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금빛의 나비'로
해석해 볼 수
있었다.












금빛어리표범나비는 깊은 숲속보다는
야트막한 산자락에서
주로 발견되는 나비로,
수컷은 햇살이 퍼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뭇잎이나 풀잎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유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었다.

나비의 점유행동이란, 수컷이 암컷과의 짝짓기를 위해
높은 나뭇가지나 산 정상 부근의 일정한 영역을 차지하고 앉아
다른 수컷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행동을 말한다.
점유행동은 여러 종류의 나비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으로,
주로 숲속에서 발생하는 나비들에게서 더 많이

목격되는 모습이었는데, 영역 안으로 다른 수컷이 날아들면
가차없이 날아올라 쫒아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일 년 중, 봄 무렵에 딱 한 번 만 발생하는 나비로
이 나비 역시 시기를 놓치면 다시 한 해를 더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는 나비이다.
배추흰나비나 호랑나비처럼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해서 한살이를
되풀이하며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딱 한 철 만을
골라 모습을 보여 준 뒤
사라져 버리는 나비들도 상당수 있는 편이었다.

아마도, 종족보존을 위해 가장 확률이 높은 생태적 방법을 택해
진화의 과정을 거쳐온 결과겠지만, 이 또한 넓은 의미에선
도태된
모습의 한 부분일 것이다.
번성한 종들은 번성할 수 밖에 없는
그만의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