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긴 겨울을 보내며 다시 꺼내보는 나비 사진들...... 시가도귤빛부전나비~!

시가도귤빛부전나비는, 계절이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6월 초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나비이다.
이름 그대로, '귤빛' 즉 오렌지색의 반짝이는 깜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로, 여름의 시작과 함께 약 한 달 여에 걸쳐
그 모습을 관찰해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분포하지는 않으며 남한에서는 경기 북부지역이나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만 그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나비가 아니다보니 나비애호가들에겐
어느 정도의 신비감 마저 느끼게 하는 나비이기도 하다.

오렌지색 바탕에 촘촘히 박혀 있는 검정색 무늬가 매력적인
나비이며, 생태적 습성이 워낙 예민한 편이어서 사진으로 담기가
결코 쉬운 편은 아니었다.
낮 시간 동안에는 주로 숲속의 높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다가
저녁 무렵이 되면 땅 위의 낮은 풀밭이나 무성한 덩쿨 속으로 내려와,
나뭇잎이나 풀잎 사이에 몸을 숨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밤이 지나고 다시 햇살이 숲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무렵이면
이곳저곳에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는데, 어찌나 예민한 편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 다가가는 조용한 움직임이나 풀잎의 작은 흔들림에도
어느새 날아올라 주변의 높은 나무 위로 달아나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비이다.

시가도귤빛부전나비라는 특이한 이름에 대해 석주명 선생의
<조선의 나비이름 유래기>를 참조해 보면,  <이 나비의 일본명은
날개의 무늬를 물결의 움직임(波狀)에 비유하였지만 그보다는
지도상(地圖上)에 그려지는 시가도(市街圖), 즉 도시의 모양이니
시가도귤빛부전으로 명명키로 한다. 날개 전면의 사각형 흑점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모습은 뉴욕이나 시카고의 시가도처럼
바둑판 모양은 아니고, 우리 서울의 모양과 알맞게 되어 있다.
그러니 시가도귤빛부전의 시가도는 우리 서울의 시가도로
생각할 수가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참고로, 부전나비류의 통칭인 '부전'의 뜻 역시
<조선 나비이름 유래기>를 참조해 보면, <부전이란 말은
사진틀 같은 것을 걸 때에 아래에 끼우는 작은 방석의 역할을 하는
삼각형의 색채 있는 장식물이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액자의 사진이 빠지는 것을 막거나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해
액자에 끼워두던 삼각형 모양의 작은 조각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앞 부분의 또다른 설명을 참조해 보자면, <본래부터 부전나비라고
해온 것은 그 형태를 잘 표현한 것으로, 선배(先輩)의 명작이다.>
라는 설명도 있었다.

부전나비 들의 삼각형에 가까운 모습이 그 장식물과 닮아
자연스럽게 부전나비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이며,
'선배의 명작'이라고 한것으로 보아 석주명 선생 이전부터
부전나비라는 이름이 이미 쓰이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었다.
부전나비류는 대체로 그 크기가 몇 종류를 제외하곤
100원 동전 크기와 비슷하거나 작은 편이며, 다양한 무늬와
색깔을 자랑하는 나비들이다.
요정처럼 작고 귀여우며 앙증맞은 모습을 자랑하는
나비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