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6. 08:22ㆍ숲속 이야기
창경궁을 한바퀴 돌아본 후 춘당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춘당지는 창경궁안에 있는 연못으로, 그곳에서 살고 있는
원앙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못은 꽁꽁 얼어있고 얼음위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어라??? 그럼 원앙은?? 원앙은 못 보는겨??
실망스런 마음으로 서 있는데 멀리 연못 주변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가가보니 그곳에 원앙이 있었다. 지름이 약 3미터 정도되는 동그랗게
얼지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곳에 원앙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여있는 사진사들 틈에 섞여서 사진 촬영 시작~
아... 근데 대포같은 카메라들 틈에 섞인 내 디카가... 에이~ 뭔 상관이람~ㅎ
요녀석들은 부부인가보다. 나란히 물가에 서있는 걸 보면~~
물 위에 꼭 인형을 띄워 놓은 것 같은 원앙의 화려한 생김새~
이렇게 화려한 색을 갖게된 이유가 뭘까?? 그것이 궁금하네...
물에 들어가기 전 깃털을 고르고 있는 녀석들~
이 녀석은 살짝 조폭 느낌이... 뭘 째려봐~ 짜샤~~
몸 전체가 마치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천연색으로 치장되어 있었다.
아띠~ 근지러워~ 뭐 이딴걸 다 찍슈? 나도 프라이버시가 있는데~
하품~~ 아... 졸립당...
얌마~ 하품할땐 입을 가려야지. 암튼 요즘 젊은 것들은 예의가 없어.
이봐~ 처녀.. 나랑 커피나 한잔 어때??
어머 별꼴이야~ 명태꼬다리처럼 생긴 주제에~
이래뵈도 나 이대 나온 원앙이야~ 까불고 있어~~
원앙들 틈에 섞여서 놀고 있는 청둥오리 부부~
짜슥들~ 수준 안 맞아서 같이 못 놀겠네~ 생긴건 제비족처럼 생겨 갖고는...
머시라?? 제비족?? 우씨~ 너 말 다했어??
야~ 참아라, 참어.. 뭐 그딴일로 혈압 올리냐... 아~ 졸립다..음냐~음냐~
얘들아~ 혈압 올리지 말고 일루와서 목욕이나 해라~
냉탕이 아주 시원하다~~
난 세상에서 목욕이 젤루 싫어~~
공포의 외다리라고 이름이나 들어봤수??
임자!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아이... 이 양반이~~
쪽!!! 워메~ 좋은 것^^
아잉~ 부끄러워~~ 몰라 몰라몰라 몰라잉~~~
아니 저 원앙들은 이 벌건 대낮에 뭔 짓이래??? 미쳤어~ 미쳤어.
아휴~ 저것들을 콱~~ 니들만 좋으면 다냐? 다냐구??
뽀뽀할거 다하면 소는 누가 키우냐?? 앙??
구경났군~ 구경났어~~
에구~ 이 영감탱구야~ 좀 배워라 배워~~ ...왜 나만 가지고 그래...ㅠ
아... 솔로 천국... 커플 지옥... 솔로 축복... 커플 재앙... 그래도 부럽다...
그냥 오늘 나이트 가서 부킹이나 확 해버릴까...
쩝쩝... 뽀뽀해본지가 도무지 언제인지.....
천연기념물 327호로 지정된 원앙은 창경궁 춘당지에서
약 200여 마리가 텃새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늦가을에 들렀을 때 호수위를 헤엄치며 유유히 놀고 있는
수많은 원앙들을 본적이 있었는데, 꽁꽁 언 호수때문인지
오늘은 약 20여 마리 정도의 원앙만 물가에 모여 있었다.
원앙의 아름다운 모습을 맘껏 구경하고 온 춘당지의
한가로운 오후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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