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통영 청마문학관에서 청마를 뵙고~!

2012. 6. 11. 12:51여행 이야기

 

 

통영하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청마 유치환 시인이었다.

그래서 이번 통영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먼저 들러보고 싶었던 곳도

청마문학관이었다.

서울에서 열심히 차를 달려 오후 세 시쯤 도착한 청마문학관~

다른 방문객은 없는 듯, 한산하고 조용한 풍경이었다.

 

 

 

기상대로 향하는 긴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청마문학관 입구~

 

 

 

 

뜨거운 오후의 햇살이 문학관 위로 내리쬐고 있었다.

 

 

 

 

문학관 전경~

 

 

 

 

입구를 들어서자, 청마의 흉상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흉상 뒷편의 사진은 청마의 청년기의 모습인듯 보였다.

 

 

 

 

그리고 청마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조명한 여러 게시물들이

문학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청마의 친필원고도 전시되어 있었다.

1965년 예술원보란 잡지에 실린 < 수렵도 >라는 시라고 했다.

 

                     

                                                  

                   

                                                  

 

 

 

 

 

 

 

 

청마의 시, < 출생기 >와 함께 청마가 통영에서 출생하였음을 설명한 게시물~

아마 거제시와 청마의 출생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한

게시물로 보였다.

 

 

 

 

부산 남여상 교장 시절의 모습을 담은 사진~

타계하시기 전의 모습일 것이다.

청마는 평생을 교직에 몸담고 있었다.

 

 

 

 

이 사진은 50대초반의 청마의 모습이라고 한다.

 

 

 

 

여러 편지들도 보관되어 있었고~

 

 

 

 

한문이 많이 섞여 있어서 딱히 어떤 내용인지를

정확히 읽을 수가 없었다.

 

 

 

조지훈 시인은 한문을 더욱 더 즐겨 쓰셨던 모양이었다.ㅎ

 

 

 

 

청마의 친필로 쓴 < 기다림 >이란 시도 전시되어 있었다.

 

 

 

 

청마의 대표 시에 속하는 < 행복 >과 학창 시절 국어책에서 배웠던

< 춘신 >이란 시도 전시되어 있었다.

 

 

 

 

문학관 앞에서 내려다 본 바다가 보이는 풍경~

 

 

 

 

문학관 위로는 초가집으로 단장된 청마의 생가가 있었다.

 

 

 

 

사립문을 들어서자, 섬초롱꽃이 담장 아래에 피어 있었다.

 

 

 

 

넌 이름이 뭐니??

 

 

 

 

생가 마당에서 돌아본 사립문~

 

 

 

 

담장 너머로 다시 바라본 통영항의 풍경~

 

 

 

 

사랑채의 모습~

청마는, 자작시 해설집인 < 구름에 그린다 >라는 책에서 < 출생기 >라는 시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출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어 놓았었다.

 

 

 

그 내용을 옮기자면, < 내가 난 때는 1908년 즉 한일합병이 이루어진 전전해로서

갈팡질팡 시달리던 국가 민족의 운명이 마침내 결정적으로 거꾸러지기 시작하던 때요,

난 곳은 노도처럼 밀려 닿던 왜의 세력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던 한반도의 남쪽 끝머리에

있는 바닷가 통영이었습니다.> 그리고 젊은 의원의 둘째 소생으로 태어났다고 적고 있다.

 

 

 

또 덧붙여 설명하기를 < 내가 자라던 집은 바닷가 비알이며 골짝 사이로

다닥다닥 초가들이 밀집한 가운데 더욱 어둡고 무거워 보이는 삼도통제사의

아문(왕조시절 관아를 통틀어 이르던 말)들이던 이끼 덮인 옛 청사와

사방의 성문이 남아 있는 선창가엔 마산, 하동 등지로부터 장배들이 수없이 들이닿고

쌀, 소금, 명태 등속의 물주집 창고들이 비좁게 잇달아 서서 언제나 품팔이 지게꾼들이

우글거리는 고을 바닥의 중심지 가까운 한길 가에 시옷자(ㅅ)로 붙어 앉은

초라한 초가였습니다. >

 

 

 

 

안채엔 < 유약국 >이란 간판이 걸려 있었다.

한의원이었던 청마의 부친은 거제에서 거주하다가 결혼 후에

처가가 있는 통영으로 이주하였다고 한다.

청마와 극작가인 형 유치진은 외가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한다.

거제에서 주장하는 청마의 출생지인 '거제군 덕면 방하리'는

아마 부친의 거주지를 근거로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장독대 옆엔 석류가 막 꽃망울을 맺고 있었다.

청마가 만주에서 돌아와 이미 고인이 되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시, < 석류꽃 그늘에 와서 >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사랑채 안에 놓여진 호롱불과 옛 가구들~

청마는 모친을 회상하기를, 근검절약을 생활 신조로 삼았던 부친 아래에서

8남매를 거느리고 살았던 모친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텐데도

그러나 어머니는 집안에서 항상 기쁘고 즐거우셨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너그럽고 이해심이 많았으며 유머에 풍족했던 성품은 가령 청마가

얼마간의 문학적 자질을 누리고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틀림이 없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청마가 의식적으로 시라는 것을 쓰기 시작한 때는 스물셋부터 였다고 한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 많은 감명을 받은 뒤에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시 회상하기를, 청마를 시인으로 키운 것은 고향 통영의 그 맑고 고운

자연의 풍치가 아니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청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청마가 사랑했던 '정운 이영도'여사일 것이다.

청마가 39세 되던 해부터 시작된 사랑은 청마가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타계할 때 까지

2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오천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사랑한 당신!
운! 당신은 나에게는
커다란 나무같기도 합니다.
고요하고도 짙은 그늘을
내 위에 깊숙히 가려주고
나는 그 그늘 아래 의지하고 서서
푸른 하늘을 우러러보는 것입니다.
운! 당신은 어쩌면
저 신비스러운 토양인지도 모릅니다.
그 애정 속에서 눈 감고 있던
나의 씨앗이 개화하는 것입니다.

 

 

이 편지는 청마가 보낸 오천통의 편지 중,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편짓글이다.

청마 사후에 이영도 여사는 그 편지들 중에서 200여통을 간추려

<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라는 서간집을 펴냈는데,

거의 매일 일기를 쓰듯이 편지를 썼다는 청마, 그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두었다가 세상에 전한 정운...

정운을 사랑하는 동안 애절한 그리움으로 속이 타던 청마에게는

비로소 사랑의 완성이 아니었을까...!

 

 

 

 

문학관을 나와 기상대 담장을 따라 뒷편으로 오르니 < 토영 이야~길 >임을

알리는 팻말이 서 있었다. '토영'은 통영을 지칭하는 지역 사람들의 사투리 같은 것이고

'이야'는 언니나 누나를 지칭하는 통영의 사투리라고 한다.

< 토영 이야~길 >은, 친한 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길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문학관을 나오면서 안내를 맡고 있는 여자 직원분에게 통영의 가볼 곳을

물어봤더니, 이순신공원이 이쁘다며 찾아가 볼 것을 권했다.

문학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며 꼭 들러보라는 말에 주저않고

이순신공원을 향해 차를 달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길을 오르면서 가장 먼저 만난 풍경~

 

 

 

 

언덕을 오르자, 파란 바다가 가장 먼저 눈 앞으로 다가왔다.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가 놓여져 있었고~

 

 

 

 

유람선 한 대가 마침 항구를 향해 돌아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하얀 등대가 있는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고~

 

 

 

 

공원 광장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늠름하게 서 있었다.

 

 

 

 

공원엔 마침 수학여행을 온듯한 어린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바다를 향해 놓여져 있는 '천자총통'이란 이름의 대포 한 문~

이 공원의 앞 바다가 바로 임진왜란 때에 한산대첩이 이루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라고 했다.

 

 

 

지금도 바다를 호령하고 계시는 듯...!

 

 

 

 

잠시 다른 풍경들도 카메라에 담아보고~

 

 

 

 

이쁜 짓~ 여자들은 왜 사진을 찍을 때 꼭 손으로 V자를 그릴까??ㅎ

 

 

 

 

 

이렇게 통영에서의 여행이 시작되고 있었다.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던 도시였는데 그 기대가 부디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랄뿐이었다.

그렇게 청마문학관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