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9. 08:07ㆍ여행 이야기
통영을 떠나 남해로 향하는 길은 꽤 먼길이었다.
고성군과 사천시를 지나고 삼천포대교를 건너고 나서야 남해라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은 이미 오후 여섯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사천과 남해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의 모습~
남해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다시 차를 달리는데 바다 위로 나무를 촘촘히 세워 놓은 듯한 구조물들이 보였다.
'저게 뭘까?'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데 문득 그녀가 깜짝 놀라며
소리치듯 말했다. '저게 죽방렴이야~'
이번 여행중 남해의 죽방렴을 찾아보는 것도 원래 계획에 있었다고 한다.
우연히 뜻밖에도 죽방렴을 만난 것이다.
죽방렴은 원시어업 형태의 하나로, 바다에 대나무 그물망을 쳐놓고
그 속에 들어온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라고 한다.
오래전부터 남해안에 전해 내려오던 전통어업방식이라고 한다.
창선대교 아래에도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리 위에서 죽방렴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 관찰해 볼 수 있었다.
입구를 넓게 펼쳐놓고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물고기를 한 곳에 가두어
고기를 잡는 방식이었다.
죽방렴을 이용해 주로 잡는 고기는 멸치인데, 3월부터 잡기 시작해서
초겨울 까지 거두는데 5~8월에 가장 잘 잡힌다고 했다.
이 곳 지족갯마을에 죽방렴이 많은 이유는 물살이 빠르고 또 수심이 얕아서
죽방렴을 설치 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죽방렴을 돌아보는 동안 날이 어두워오고 있었다.
저 작은 섬으로 가서 더 가까이에서 죽방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경이로운 풍경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다음 날, 남해대교를 향해 달리던 중에 또 뜻하지 않은 이정표를 만났다.
'석방렴'이란 이정표였다. 얼른 다시 차를 되돌린 후에 바닷가로 내려가 보았다.
둥그런 형태로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듯한 구조물이 보였다.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바로 석방렴이라고 했다.
남해 홍현마을의 석방렴을 우연히 만난 것이다.
썰물 때였으면 훨씬 더 또렷하게 석방렴의 형태를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석방렴 역시 원시 어업형태의 하나로, 바다의 일부를 돌담으로 막아서
그 아래에 통발을 놓거나 또는 썰물이 되었을 때 그 안에 갇힌 고기들을
뜰채나 반두로 떠올리는 방식으로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 연안에서 멸치나 농어, 숭어, 전어를 비롯한 여러 고기들을
잡기 위하여 설치했던 것으로, 지금도 제주도와 서남해안 지역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곳 남해엔 석방렴이 여럿 있었으나 1959년 사라호태풍 때에
모두 유실된 것을 최근에 옛 석방렴이 있었던 자리에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계승하고자 복원 축조해 둔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석방렴 체험등, 학습의 장으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죽방렴과 석방렴~ 남해 여행중에 만난 색다른 볼거리였다.
혹 남해 여행중 지족갯마을을 지나는 일이 있다면, 창선대교를
건너는 기회가 생긴다면 꼭 발길을 멈추고 죽방렴의 그 신기하고도
경이로운 풍경을 꼭 돌아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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