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5. 07:42ㆍ세상 이야기
며칠전 우연히 어떤 블로그를 통해 회기동 경희대 주변에도
벽화 골목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곤 달려가 보았다.
서울의 이화 마을과 통영의 동피랑 벽화 마을은 이미 다녀왔지만
회기동의 벽화 마을은 금시초문이었다.
하지만 그곳엔 정말 골목마다 벽화로 가득 채워진 마을이 있었다.
회기역에서 1번 출구로 나온 뒤, 회기사거리로 걸어 온 후
길을 건너 경희대 방면으로 걸어 올라가자, 재래시장 입구가 보였다.
블로그에 쓰여진 대로 벽화가 있는 골목을 찾아 다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입구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재래시장 입구에서 조금 더 걸어올라 간 다음 골목이 입구였다.
입구에 < 아리랑슈퍼 >가 있는 골목이 벽화 마을의 입구였다.
맨 처음 만난 벽화~ 어느 집의 긴 담장에 그려져 있었다.
이 벽화들은 경희대 미대 소속의 학생들이 2009년부터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4년째로 접어드는 지금까지 200점 가까운 벽화가
회기동 골목을 장식하고 있다고 한다.
37명의 학생이 참가한 올해 1학기에만 50여점의 그림이 보태졌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그림들이 골목을 채워나갈 모양이었다.
피터팬 그림~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업중인 학생들에게 마실거리랑 먹거리를 가져다 주면서 호의를 보이는
주민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학생들의 열정과 창의력이 어우러져 탄생한 벽화 마을이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만난 벽화~ 긴 담장을 따라 두 점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빙산을 표현한 그림인듯~
어딜 그렇게 달려가는 거니?
골목 모퉁이에 그려진 여러 점의 벽화들~
저마다 소중한 뜻을 담고 있는 듯 보였다.
< 아직도 그를 믿으십니까? >란 글이 적혀있다.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여자들의 마음을 표현한 그림은 아닐까??
아무리 기다려도 현실에선 결코 나타날리 없는 그를 믿지 말라는 뜻인듯~
시사성이 강한 그림처럼 보였다.
아마 4대강을 풍자한듯 보이는 이 그림의 제목은 '삽질'이라고 했다.
어느 집의 창문인양 그려진 키스하는 남과 여의 그림~
이 그림은 위의 그림과 연결이 되는 그림이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고백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다가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을 보곤 고개를 떨군 채 돌아서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 파랑새를 찾습니다.>라는 그림 아래 < 니모도 찾아요 >란
작은 그림에 웃음이 나오고~
몸무게를 재는 저울이 아니라 재산(asset)을 재는 저울인듯~
사다리를 오르고 있는 소녀 그림도 있었다.
미대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어서 그런지, 그림들이 모두 세련된 느낌이었다.
돼지 저금통을 들고 있는 소녀 그림~
제목이 '오빠, 등록금에 보태 써!'라고 한다.
눈여겨 보지않으면 지나쳐 버릴듯 그려져 있는 희미한 그림 하나~
황토족발집 옆으로 난 작은 골목길에서 만난 벽화~
THE FORGOTTEN WAR는 '잊혀진 전쟁'이란 뜻으로, 한국전쟁을 뜻한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서 잊혀져 가는 한국전쟁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한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재밌게 표현한 그림~
앞으로 다가올 인류의 모습이 결국은 돼지가 되는 그림이었다.
비만과 탐욕에 찌든 인간의 모습을 풍자한 그림인것 같았다.
벽화와 화분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집도 있었다.
'미안하다... 친구야~' 잘못된 만남을 표현한 재밌는 그림~
심슨가족도 있었다.
'나는 20대다'라는 제목의 그림~
담배와 사랑과 술과 공부~ 그리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재 20대의 고민을 표현한 그림으로 보였다.
오스텅 블루의 '사막'이라는 시가 적힌 그림들이 꽤 많이 있었다.
역시 청춘에 대한 고민을 표현한 벽화로 보였다.
그림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눈여겨 보지 않으면 지나쳐 버릴 그림들이 많았다.
이 그림도 주차장 안의 어느 집 대문 앞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정답이 뭘까??
악어백을 물고 있는 악어 그림~
바로 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곳이 벽화 거리의 입구였다.
나는 거꾸로 그림을 감상하고 내려온 셈이었다.
혹 벽화거리를 찾아가는 일이 있다면, 아리랑슈퍼를 찾은 뒤에
골목 입구에서 이 그림을 만났다면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어느 빌라건물의 주차장 안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미사일 혹은 핵탄두일지도 모를 폭탄에 나비의 날개를 붙여놓은 그림~
통풍구와 조화를 이뤄 그린 그림이었다.
뭘 줍고 있는 거니??
벽화 거리의 전경~
셔터문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제목의 그림~
재활용수거함의 뒷편에 그려져 있었다.
그림 속 인물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버려진 담배갑과 쓰레기~
그리고 노상방뇨의 흔적들~
만원짜리 지폐가 그려진 학사모를 쓰고 생각에 잠긴 학생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음식점 뒷편의 쓰레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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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집집마다 주차장 셔터문에 그려진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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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들이 있는 곳에서 골목이 끝나고 경희의료원앞의 복잡한
2차선 도로가 나타났다. 벽화 골목이 끝나는 지점이기도 했다.
되돌아 오는 길은 윗 골목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윗 골목은 아직 벽화로 채워져 있지 않았다.
끝나는 곳에서 소소한 몇 점의 벽화를 만났을 뿐이었다.
우산을 쓰고 있는 세종대왕과 경희우유를 표현한 그림~
우유팩에 그려진 글귀가 재밌다. '신선한 패륜'이나 유통기한이
'아줌마가 치울때 까지'라고 표현되어 있다.
가족(Family)의 완성은 아이가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를
재밌게 표현한 그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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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어느 집의 담벼락 안에서 만난 그림~
이 그림은 굉장한 의미가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어린이 모습이 그려져 있고, 그 모습을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가는 하얀 고양이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었다.
경희의료원 앞에 서 있는 천사상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회기동 벽화거리 프로젝트는 앞으로 2014년까지 3년에 걸쳐서 계속 추진된다고 했다.
16개 골목을 선정해서 이름을 부여하고 그 이름에 맞는 테마를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역시 경희대 미대 학생들과 대학원생, 공공미술 동아리회원들이 그림을 맡는다고 했다.
앞으로 새로운 그림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벽화거리의 명소로 새롭게 태어날 곳이었다.
3년 뒤쯤 완성된 벽화거리를 돌아보는 즐거움은 대단할 것이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기를~
멋지고 환상적인 그림들이 여러분들을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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