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31. 07:50ㆍ여행 이야기
여름 휴가의 둘째 날은 울진에서 시작되었다.
삼척에서 비를 피해 울진으로 넘어오는 동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울진에서 맞은 아침은 햇살이 쨍하니 내리쬐고 있었다.
첫 목적지로 정한 곳은 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이었다.
망양정을 시작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영덕까지 여행을 하며 바다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둘째 날의 계획이었다.
망양정공원엘 도착하니 울진 대종이 먼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높이가 3미터에 가까운 꽤 큰 종이었다.
2000년대 중반, 정부의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 당시 건립되었다는
안내판이 있었고, 울진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야타종식이 열리기도 한다고 했다.
슬쩍 타종을 해보려는데 잠금 장치가 되어 있어서 종을 칠 수가 없었다.
망양정으로 향하는 길~
이렇게 대나무숲이 우거진 길을 지나니 망양정이 있었다.
드디어 만난 망양정~ 관동팔경 중 한 곳이다.
동해 바다가 굽어 보이는 산마루 위에 지어져 있었다.
이 망양정 역시 2005년에 새롭게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망양정엔 조선 숙종임금과 정조임금의 시가 걸려 있었다.
특히 숙종임금은 망양정을 관동팔경의 경치중 으뜸이라고 해서 '관동제일루'란
현판을 하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속 망양정은 현재의 위치가 아니라, 영덕 방향으로
한참을 더 내려간 바닷가 산기슭에 있었다고 한다.
관동별곡속의 경치와 현재 망양정의 경치는 전혀 다른 경치가 되는 셈이었다.
망양정을 내려와 해안도로를 따라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길가에서 만난 대게조각상~
대게의 고장이 영덕이 아니라 원래 울진이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뜻밖의 풍경이었다.
대게조각상 앞의 해안 풍경~
마침 어떤 연인들이 백사장에서 카메라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다시 해안도로를 천천히 달리던 중, 사동항에서 낚시중인 어느 어르신을 만났다.
호기심에 쪼르르 달려간 그녀, 연신 낚여 올라오는 고기를 보더니 소원이던 낚시를
하자고 한다. 그래서 준비해온 낚시 도구를 꺼내서 낚시 시작~ㅎ
낚시에 걸려 올라온 이 작은 고기는 벵에돔이란 이름의 고기라고 했다.
낚시꾼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고기중 하나라며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방생~
우리가 잡은 고기들은 모두 어르신의 어망속에 넣어 드리고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다음으로 만난 풍경은 월송정이었다.
역시 관동팔경중 한 곳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 바다를
바라보며 세워져 있었다.
월송정으로 향하는 길, 주변에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현재의 정자는 1980년대 개축한 것으로, 월송정이란 이름의 '월'은 달 月이 아닌,
중국 월나라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고 해서 越松亭이라 부른다고 한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월송정 전경~
신라시대 화랑들이 이곳 송림에서 달을 보며 심신을 단련하기도 했으며, 그 연유로
月松亭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정자는 고려시대에 창건되었으며,
조선 성종임금이 화공이 그려온 팔도의 정자를 보며 월송정 주변의 풍경이 가장
뛰어나다며 극찬을 하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월송정 입구에도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고 사당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평해 황씨의 대종택과 사당을 비롯하여 울진의 애국지사인 황만영 선생의
기념비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경치가 좋아 한 번쯤 들러보아도 좋을 듯 했다.
월송정을 지나 다시 해안도로로 접어 들면서 맞닥뜨린 어느 작은 해수욕장이 딸린 바닷가~
바다빛이 이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에 담아 보았다.
울진군을 지나 영덕으로 접어 들면서 만나게 되는 시가 있는 풍경~
이곳에서 뜻하지 않게 영덕의 풍력발전단지를 만났다.
커다란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산 너머로 바라다 보였다.
지체없이 차를 몰고 올라가본 풍력발전단지~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꽤 올라간 뒤에야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만날 수 있었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얼핏 잡아도 수십개의 풍차가
산등성이를 따라 세워져 있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풍차~
신기하고도 멋진 광경이었다.
7번 국도 주변에서 만난 최고의 풍경이었다.
이 풍력발전단지가 바라다 보이는 해안 도로는 '영덕블루로드'의 B코스로
해맞이공원과 함께 동해 여행의 명소로 꼽히는 곳이라고 했다.
풍력발전단지로 오르는 길 입구는 해맞이공원이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푸른 바다를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바다를 향해 뻗어있는 산책로도 있었고~
우측으로 바라다 보이는 등대 하나~ 창포말 등대였다.
가까이 가서 바라본 창포말 등대~
대게의 다리가 등대를 휘감고 있는 형상이었다.
대게의 앞 다리 부분을 표현해 놓은 조각상~
등대 아래 산책로에서 바라다 본 창포말등대의 모습~
기념으로 한 장~ 찰칵^^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강구항이었다.
오래 전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곳이었다.
강구항의 '삼사해상공원'을 찾아 갔다가 만난 < 경북대종 >~
삼사해상공원은 딱히 볼거리가 없는 곳이었다.
'경북대종' 앞에서 내려다 본 강구항의 풍경~
소박한 어촌의 풍경 그대로였다.
강구항을 떠나 이제 청송으로 발길을 돌렸다.
2차선 도로를 따라 몇 개의 산을 넘으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곧 눈 앞에 펼쳐지는 청송의 수려한 산세와 계곡의 풍경에 눈길을 뺏기고 말았다.
주왕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얼음골의 폭포~
높이 62미터의 폭포로 청송군에서 인공으로 조성한 폭포라고 했다.
겨울에는 이곳에서 세계 빙벽 대회가 열린다고도 했다.
수려한 산세와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청송 주왕산의 오토야영장~ 여행 둘째 날의 밤을 보낼 장소였다.
평일이어서 인지 대체로 한산한 편이어서 마음에 드는 자리를 골라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여행 중 꼭 한 번 텐트를 펼쳐보고 싶어하던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신이 난 그녀~ 텐트 옆에서 기념 사진 한 장~!!!
하지만 기쁨도 오래 가지 않았다. 별빛이 초롱초롱하던 하늘이 새벽이 되면서
결국 비를 쏟아 붓기 시작한 것이다. 부랴부랴 텐트를 걷고 얼른 차 안으로
몸을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아침이 될 때 까지 세찬 빗소리가 차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어쨌든 여행의 둘째 날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일은 주왕산과 주산지를 들러 볼 것이다.
다만 비가 내리지 않기만을 바랄뿐이었다.
텐트에 앉아 가로등 불빛을 카메라에 담아보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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