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 08:30ㆍ숲속 이야기
콩새를 만난 뒤, 다시 또 다른 행운이 찾아 왔습니다.
새 전문 블로그를 통해 사진으로만 봐왔던 '홍양진이'를 만난 것입니다.
온 몸이 붉은 색이어서 흡사 물감통에 퐁당 빠졌다가 나온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냥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새이겠거니 했는데, 내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처음 녀석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셔터가
제대로 눌러지질 않습니다. 손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카메라가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몇 장 찍어 올 수 있었습니다.
몸이 붉은 녀석을 홍양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검색을 해보니
몸이 붉은 녀석들이 수컷, 갈색을 띠고 있는 녀석들이 암컷일 것 같네요.
이 녀석을 만났을 때도 갈색을 띠고 있는 두 마리의 새와 함께 먹이를 찾고 있었던 걸 보면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암컷들이 열심히 잔디밭을 뒤지면서 먹이를 찾는동안
녀석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주변을 경계하면서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모습을 들키고 말았습니다. 짧은 만남이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동구릉 숲에 들렀다가 다른 양진이들을 만났습니다.
개울가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녀석들을 살금살금 다가가서 살펴 봤더니 양진이였습니다.
올 겨울은 이렇게 새들과 함께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보면 볼수록 그 모습에 빠져 들고 마는 귀여운 녀석들입니다.
살아서 움직이는 대상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그 짜릿하고
놀라운 세상의 매력에 중독되어 가는 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암튼 그래서 오늘도 새를 데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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