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이 들려주는 새들의 이야기~ < 노랑지빠귀 >

2014. 1. 6. 08:45숲속 이야기

 

 

요즘 주말이면 거의 올림픽공원을 찾는 편입니다.

겨울이라 딱히 찾아가볼 풍경도 없을 뿐더러 작년에 올림픽공원에서 만났던

겨울 철새들의 모습을 다시 만나고 싶은 기대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겨울 철새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질 않더군요.

노랑지빠귀만 시끄럽게 울어대며 공원을 날아 다닐뿐, 꼭 보고 싶었던

콩새는 아직 모습조차 보여주질 않았습니다.

 

 

 

이 녀석이 노랑지빠귀입니다.

지빠귀 종류 중에서 비교적 가장 흔한 편에 속하는 녀석들입니다.

 

 

 

주로 나무의 열매를 먹이로 삼는 편인데 공원의 산수유나무나

열매가 달린 여러 나무에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경계심이 워낙 심해서 녀석들의 모습을 담는 건 정말 어렵더군요.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도 않지만 아무리 몰래 다가가도 어느새 눈치를 채고

높은 나뭇가지로 날아가버리기 일쑤입니다.

 

 

 

이 녀석은 직박구리입니다.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면서 거의 모든 과실수를 점령하다시피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다른 새들이 다가오면 떼를 지어 공격하기도 하고

이렇게 아예 나무를 지키고 앉아서 쫒아 내기도 하더군요.

 

 

 

올림픽공원이 온통 직박구리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로 뒤덮일 정도니까요.

겨울을 보내고도 남을 정도로 먹이가 풍부하다보니 아마도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 같더군요.

 

 

 

직박구리와 먹이가 같은 노랑지빠귀가 직박구리의 가장 큰 피해자였습니다.

산수유나무에 날아와 앉을라치면 어느새 직박구리가 날아와 쫒아내곤 하더군요.

 

 

 

그래서 녀석들은 늘 눈치를 보며 얼른 열매 하나를 따서는 다시 근처 높은

나뭇가지 위로 후다닥 날아가곤 하더군요.

노랑지빠귀도 무리를 짓고 있는 편이었지만 언제나 도망다니는 것은

녀석들이었습니다.

 

 

 

이 녀석은 개똥지빠귀입니다.

배 부분이 회색인 것이 연붉은 빛을 띠는 노랑지빠귀와 구별됩니다.

 

 

 

노랑지빠귀 무리 속에 섞여서 같이 활동하고 있었는데 쫒겨 다니는 신세는

매한가지였습니다. 안쓰러운 생각마저 들더군요.

 

 

 

하지만 지빠귀들에게도 이 겨울을 무사히 보낼 또 다른 생존전략이 있겠지요.

개체 수가 작년에 비해서 훨씬 많아진 것을 보면 녀석들에게도 나름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녀석들의 그 특이한 울음소리가 올림픽공원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노랑지빠귀를 쫒아 다니다가 만난 '어치'라고 부르는 산까치입니다.

올림픽공원에서 녀석들을 만난 것은 뜻밖이었습니다.

 

 

 

평소엔 깊은 산속에서 생활하다가 겨울엔 산 아래로 내려와서 생활한다는군요.

번식기엔 깊은 산속에 숨었다가 겨울엔 비교적 먹이를 구하기 쉬운 산 아래로

내려오나 봅니다.

 

 

 

이 아름다운 새의 이름은 물까치라고 하더군요.

여러마리가 무리를 지어 찔레 덤불로 날아와선 열매를 따 먹은 뒤

흡사 헤엄을 치는 듯한 우아한 날개짓으로 긴꼬리를 흔들며 날아오르더군요.

 

 

 

계속 따라다녔지만 덤불속으로 숨거나 아예 거리를 주지 않는 통에

모습을 제대로 담아보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멀리서 찍어본 이 사진이 그나마 건진 한 장입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딱새 녀석~!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원을 벗어나려던 내 앞으로 친한 친구라도 만난 듯

포르르 날아듭니다. 너 뭐니~?!!

 

 

 

그냥 지나치려다 그래도 섭섭해 할까봐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나무 위에 앉아서 도리도리 중입니다.

 

 

 

 

그러더니 울타리 너머까지 제법 멀리 날아가선 나를 빤히 바라봅니다.

 

 

 

 

이 녀석은 딱새의 수컷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텃새라고 합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주 눈에 띄는 녀석들은 아닙니다.

 

 

 

참새처럼 무리를 짓는 것을 본적이 없고, 평소엔 암.수가 함께 다니는 것을

보는 것도 드문 것으로 봐선 주로 단독으로 생활하는 것 같더군요.

 

 

 

올림픽공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은 아닙니다.

그런데 나랑은 벌써 세 번째 숨바꼭질 중입니다.

다음에 또 보자^^

 

 

 

아직은 새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가 풍부하고 또 날씨가 의외로 따뜻하다보니

겨울 철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문 편이었습니다.

 

 

 

겨울이 더 깊어지고 먹이가 줄어 들면서 먹이 쟁탈전이 치열해지기 시작하면

비로소 땅 위로 내려 앉는 새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쯤이면 올해 꼭 다시 보고 싶은 콩새나 멋쟁이새, 그리고 운이 좋으면

밀화부리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반가웠다. 노랑지빠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