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꾼이 장작을 패듯 나무를 쪼는 큰오색딱따구리~!

2013. 2. 15. 08:33숲속 이야기

 

 

서울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뒤

며칠이 지나 동구릉 숲을 찾았지만 숲은 여전히

흰눈이 두텁게 쌓여 있었습니다.

그 눈을 헤쳐가며 새들을 찾았지만 숲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아마 두텁게 쌓인 눈이 새들의 먹이 활동을 방해해서

모두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 듯 합니다.

실망하고 돌아설 즈음 문득 나무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였습니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큰오색딱따구리 수컷 한 마리가

참나무 가지를 열심히 쪼아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고 그 모습을 찍었습니다.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나무를 쪼고 있었습니다.

나무 위에서 먹이를 찾는 오색딱따구리에겐 두텁게 쌓인 눈이

방해가 될리가 없겠지요.

 

 

 

정수리에 붉은 깃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수컷입니다.

큰오색딱따구리는 딱다구리 중에서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눈에 자주 띄는 녀석들은 아닙니다.

경계심이 심한 편이어서 나무를 쪼는 소리를 듣고 다가가면

어느새 알아차리고 다른 나무로 후다닥 날아가 버리곤 합니다.

 

 

 

아마 나무를 쪼는 소리가 천적들을 유인하기 쉽고, 그러다보니

경계심이 강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큰오색딱따구리의 반상회라도 열렸는지,

이곳 저곳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나무 아래에서 자기들을 바라보고 있는 내 존재를

그닥 신경 쓰지 않는 듯도 보입니다.

 

 

 

숲이 온통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로 울려 퍼집니다.

큰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는 비교적 큰 편인데

멀리서 듣고 있으면 흡사 나뭇꾼이 장작을 패고 있는 소리처럼

들릴 정도였습니다.

 

 

 

다른 나무에서 나무를 쪼고 있는 큰오색딱따구리의 모습입니다.

 


 

 

정수리 깃털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 녀석들은 수컷, 검은색은 암컷입니다.

이 녀석은 검은색을 띠고 있는 것을 보니 암컷인가 봅니다.

 

 

 

이 녀석은 수컷입니다.

내 머리 위 높은 나무에 매달려서 나무를 쪼고 있습니다.

 

 

 

이미 제법 큰 구멍을 뚫어 놓고 또 다른 곳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숲에서 큰오색딱따구리가 이렇게 단체로 먹이를 찾고 있는

광경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뜻밖의 행운을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딱따구리로 인해, 참나무에게도 겨울은 시련의 계절일 것 같습니다.

죽은 나무나 소나무, 또는 숲의 여러 나무에서 먹이를 찾을 때도 있지만

동구릉 숲에서 만난 큰오색딱따구리는 주로 참나무만을 선택해서

나무를 쪼고 있더군요.

 

 

 

딱따구리의 집입니다.

주로 썩은 나무를 골라 깊게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드는데

버려진 둥지는 숲에서 살고 있는 다른 새들의 둥지가 되어 주기도 한다네요.

 

 

 

다른 나무에서 다시 큰오색딱따구리 암컷을 만났습니다.

열심히 나무를 쪼고 있는 중입니다.

 

 

 

나무를 쪼는 모습을 살펴보면, 이렇게 몸과 머리를 최대한

뒤로 젖히고 조준을 합니다.

으쌰~

 

 

 

그리고 힘껏 나무에 부리를 박아 넣습니다.

팍~!!!

 

 

 

그리고, 어느 정도 나무가 쪼개지고 나면 이렇게 부리로

조각을 뜯어 내기도 하더군요.

 

 

 

 

아래에서 바라보고 있으면 나무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딱따구리가 훑고 간 나무 아래는 이렇게 뜯어 낸 나무 껍질이

어지럽게 널려 있더군요.

 

 

 

 

큰오색딱따구리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4~6개의 알을 낳아 번식을 하는데,

14일에서 16일 정도 알을 품으면 새끼가 부화를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20여 일 정도가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고 합니다.

 

 

 

그동안 동구릉 숲에서 여러 번 큰오색딱따구리를 만났지만

주로 높은 나뭇가지에 있거나 또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도망 가버리는 통에

제대로 찍어 볼 기회를 갖지 못했었는데, 요행히 이번엔 모델이

되어 주는 녀석들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오색딱따구리 수컷입니다.

큰오색딱따구리와 다른 점은 배 부분에 검정 줄무늬가 없고

날개 윗면의 흰색 무늬가 큰오색딱따구리는 둥근 U자 형태이며

조각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는 모습이지만, 오색딱다구리는

흰색 무늬가 넓고 선명하며 V자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큰오색딱따구리와 모습이 비슷해서 멀리서 바라보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렇게 사진으로 보아야만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큰오색딱따구리와 뜻밖의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