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시골 풍경이 가득한 무수촌 된장마을에서~!

2014. 11. 20. 08:35여행 이야기

 

영주를 여행하면서 우연히 들러본 무수촌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줄지어 늘어선 장독대와 기와집 사이에

흡사 그림인양 자리잡고 있던 너와집이었습니다.

소재지는 영주였지만 무수촌에 이르는 길은 봉화군의 경계를 넘은 뒤

다시 시골 풍경이 가득한 2차선 도로를 따라 되돌아 온 뒤에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무수촌은 전체적으로 작은 마을에 불과했는데,

골목길을 따라 걸으니 곧 장독이 줄지어 늘어선 광경이 눈 앞에 나타나더군요.

키가 같은 듯 다른 듯한 장독들이 낯선 관광객의 방문을 무심히 반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특별한 풍경인, '너와집'입니다.

문 앞에 신발이 놓여져 있는 걸 보면 여전히 사람이 기거하고 있는 듯

보였는데, 관광객들을 위해 최근에 지었다기 보다는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집으로 보였습니다.

주변엔 여러 채의 너와집이 더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만난 그야말로

특별한 볼거리였습니다.

 

 

 

 

 

 

 

 

 

 

 

 

 

무수촌(無愁村)이란 이름은, '근심 없는 마을'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근심 걱정을 잊기를 바란다는 무수촌 촌장님의

바램이 담겨 있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무수촌이 자리잡고 있는 마을은 옥천 전씨 가문이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오던 집성촌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고택이 군데군데 보였고 옛 고향을 찾은 듯

아늑하고 낯익은 풍경들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풍경도 숱하게 찾아 볼 수 있더군요.

머무르는 동안 잠시나마 무수촌이란 이름의 뜻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임은 틀림없을 듯 보였습니다.

 

 

 

 

 

 

 

 

 

 

 

 

 

이곳 무수촌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된장을 담그고 있는데,

1999년 옥천 전씨 집성촌의 넷째 며느리인 황인숙 촌장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500년 전통의 종가집 된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약 400 개의 장독에서 된장이 익어가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약 1000여 개의 장독이 자리잡고 있는 무수촌은

이제는 전국적으로 그 맛과 명성이 알려지면서 된장을 찾는

사람들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장독대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일우정'입니다.

무수촌에는 '우엄고택'이라는 150년 역사의 오랜 고택이 있는데

그 고택에 딸린 건물입니다. 지금은 그곳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이 풍경 앞에선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지더군요.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위태위태해 보이는 작은 대문이었습니다.

무거운 기와 지붕을 머리에 이고 가느다란 두 다리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그림 속 풍경을 보듯

한없이 정겨워 보이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그 대문 옆으로 골목을 따라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듯한

돌담 역시 너무나도 정겨운 풍경입니다.

 

 

 

돌담 위의 기왓장이 돌담을 너울너울 타고 넘는 파도를

연상케 합니다.

 

 

 

 

 

 

 

 

 

 

 

 

 

 

무수촌을 찾아간 시간이 비교적 이른 오전 시간이어서 인지,

다른 방문객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더군요.

한적하고 고요한 무수촌 위로 차가운 바람만 심술궂게 지나고

늦가을 햇살이 장독을 타고 천천히 흘러 내릴뿐이었습니다.

 

 

 

 

여행은 더러, 뜻밖의 곳에서 뜻하지 않은 풍경과 마주하게 되기도 하나 봅니다.

이름 난 곳에서 화려하고도 장엄한 풍경을 만난 뒤에 끝없는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렇듯 우연히 들른 이름없는 곳에서 소박하고도

한가로운 무채색의 풍경에 마음을 흠뻑 앗길 때도 있으니 말입니다.

늦가을의 어느 날, 이렇게 무수촌을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