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우는 새'라는 뜻의 이름.. 직박구리(직박구리 목욕)~!

2015. 3. 5. 08:55숲속 이야기

 

 

 오늘은 직박구리를 데려왔습니다.
요즈음 들어 참새만큼이나 흔해진 녀석들로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들입니다.
직박구리란 이름은, '시끄럽게 우는 새'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름만큼이나 정말 시끄러운 녀석들입니다.


직박구리의 크기는 약 28센티 정도로, 참새보다는 훨씬 크지만
까치보다는 훨씬 작은 그런 크기입니다.
최근 들어 가장 흔한 텃새였던 참새의 개체수는 줄어 드는 대신
이 직박구리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도시마다 공원이나 화단을 조성하면서 산수유 같은 유실수를
많이 심어둔 것이 충분한 먹이를 제공하면서 녀석들의 왕성한 번식을
도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녀석들의 울음 소리는 정말 시끄럽습니다.
나뭇가지에 앉아서 조용히 지저귈때만 빼고는 아주 큰 소리로 울어 대는 편입니다.



'삐익 삐익'하면서 울어대는 소리는 결코 아름답지 않고 주택가에서는
소음공해가 될 정도로 기분 나쁘게 들리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여러 마리가 모여서 시끄럽게 떠들땐 귀가 아플 정도입니다.



이 녀석들이 살아가는 터전은 장소를 구분하지 않더군요.
산이나 들판, 공원과 주택이 밀집한 도심의 한가운데에서도 녀석들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먹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녀석들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대체로 여러 마리가 작은 무리를 짓는 편입니다.
혼자서 행동할 때도 있지만 여러 마리가 함께 모여서 떠들거나 날아가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직박구리는 먹이에 대한 집착이나 영역 개념이 아주 강한 녀석들이라고 합니다.
열매가 있는 나무 주위엔 늘 그곳을 지키고 있는 직박구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편이었습니다.



 실제로 공원에서는 열매가 가득한 산수유나무를 지키고 있다가
지빠귀류의 새들이 날아오면 가차없이 공격을 하는 직박구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먹이를 두고 여러 마리가 까치를 함께 공격하는 모습도 눈에 뜨인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관찰해보고 있으면 나름의 서열도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먹이는 잡식성에 가까워서 봄에는 진달래나 벚꽃의 꽃잎을 먹기도 하고
여름에는 곤충을 잡아 먹기도 하며, 가을이나 겨울엔 주로 나무의 열매를 먹는다고 합니다.
늦가을엔 빨갛게 익은 감나무의 홍시를 향해 날아들기도 하더군요.



단풍나무를 부리로 쪼아서 흠집을 낸 뒤 그곳에 고이는 수액을 마시는 모습도
종종 볼 수가 있더군요. 아마도 고로쇠나무로 보였습니다.

농작물이나 과일에 피해를 주기도 해서 현재 유해조류로 분류되고 있다고 합니다.



직박구리는 목욕을 무척이나 즐기는 편이었습니다.
새들 중에서도 아마 가장 목욕을 즐기는 부류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 목욕 장면을 찍어 봤습니다.



먼저 약수터 주변으로 날아온 직박구리 한 마리~
선뜻 약수터로 내려 앉지 않고 먼저 근처 나무 위에 앉아 주변을 살핍니다.
새들도 각각의 성격이 있는 듯, 주저하지 않고 서슴없이 내려 앉는 녀석이
있는 가 하면 한참 동안 주변을 살피는 녀석도 있더군요.



약수터에 내려 앉으면 몇 모금 물을 마신 뒤 목욕할 준비를 합니다.
물만 마시고 날아가 버리는 녀석도 있지만 또 바로 목욕을 시작하는 녀석도 있더군요.



목욕이 시작되면 이렇게 곧장 물을 향해 몸을 날립니다.
꼭 대포알이 날아가는 것 같네요.



물로 완전히 뛰어든 장면입니다.
물방울을 별로 튀기지도 않고 몸을 담그더군요.
다이빙 점수를 매긴다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실력입니다.



이렇게 기발한 자세로 뛰어 드는 녀석도 있네요.
이 녀석이야 말로 금메달감이네요.



그리고 이렇게 물을 튕기면서 다시 날아 오릅니다.
녀석들의 목욕은 이렇게 요란스럽더군요.



녀석들의 목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적게는 세 번에서 많게는 다섯 번 까지 물로 뛰어 듭니다.



이 녀석들도 사람처럼 성격에 따라 유난히 깔끔을 떠는 녀석과
또 그렇지 않은 녀석이 있는 듯 하더군요.



어떤 녀석은 여러 번씩 물로 뛰어 들면서 오랫동안 목욕을 즐기는데,
어떤 녀석은 두 세번 정도 슬쩍 슬쩍 몸에
물을 묻히는 정도로만 목욕을 끝내는
녀석도 있었으니까요.



아차산 아래 약수터에는 날마다 이렇게 목욕을 즐기는 직박구리들이
수시로 날아들곤 하더군요.
한 마리가 날아와 목욕을 할 때도 있지만 여러 마리가 함께 날아와
시끄럽게 떠들면서 목욕을 즐기기도 하더군요.



신기하면서도 그야말로 생생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자연의 신비였습니다.



직박구리는 5월에서 6월경, 4~5개의 알을 낳고 약 13일에서 14일 정도
알을 품어서 새끼를 부화한다고 합니다.
진한 회색빛이 전부인 녀석들의 모습이 사실 이쁜 편은 아닙니다.



올림픽공원에서는 녀석들의 모습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원이 넓고 숲이 많으며 물이 풍부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산수유나무와 유실수가 많아 겨울을 풍족하게 지내고도 남을 먹거리가 풍부한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직박구리를 만나고 왔습니다.

 

 아래는 직박구리의 목욕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