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0. 13:34ㆍ박물관.문화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서 특별 전시되고 있는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이 명품전은, 2021년 4월 고(故) 삼성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유산 2만 1천 6백여 점 중
총 45점을 선별해 9월 26일 까지 일반에게 공개하는
특별 전시였습니다.
그러나,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이 가능한 전시였으며
다행히 운좋게 예약에 성공하여 명품전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명품전은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다수의 국보와 보물이
포함되어 있는 뜻깊은 전시였는데, 그 중 특히 눈길을 끌거나
촬영이 가능한 약 30점 정도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겸재 정선의 < 인왕제색도 >였습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왔던 인왕제색도를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막힌 순간이었습니다.
인왕제색도는 국보 제216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로,
긴 장맛비가 갠 후의 인왕산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라고 합니다.
겸재 정선은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나 늘 인왕산을 벗하며
자랐다고 합니다.
정선은 76세에 이 그림을 그렸으며 인왕산 구석구석을
자신감 있는 필치로 담아내어 최고의 역작을 남겼다고 합니다.
보물 제1393호로 지정되어 있는, 단원 김홍도의 < 추성부도 >입니다.
김홍도의 그림 중, 연도가 확인되는 마지막 그림이라고 합니다.
'추성부'는 중국 북송의 문인 '구양수'가 쓴 글로, 나무를 스치며 지나는
가을 바람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이미 61세였던 김홍도는,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과 마음을 이 추성부에 비추어보며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짐작을 한다고 합니다.
국보 제137-2호 < 대구 비산동 출토 청동기 >입니다.
초기 철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청동기로,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구 와룡산 기슭에서 발견된 이 청동기들은 무덤에 묻힌
부장품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특이한 모양의 문화재는 < 팔뚝가리개 >입니다.
장수가 갑옷을 착용할 때 팔뚝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던 것으로
이처럼 형태가 온전하게 남은 팔뚝가리개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 쌍용무늬 둥근 고리 칼 손잡이 장식 >입니다.
보물 제776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로, 순금판으로 만들었으며
두 마리의 용 문양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 덕산 출토로 전해지는 청동 방울 >이란 제목이 붙어있는
국보 제255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입니다.
이 문화재의 이름은 < 포탄 모양 간두령 >으로 간두령은
제사나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청동 방울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이 간두령과 함께 출토된 팔주령과 쌍두령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국보 제255호로 지정되어 있는 두 개의 팔주령입니다.
방울이 여덟개가 달려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였습니다.
함께, 국보 제255호로 지정되어 있는 쌍두령들입니다.
왼쪽이 < 겹쳐놓은 조합식 쌍두령 >이며 오른쪽이
< 방울 두 개 달린 쌍두령 >입니다.
모두 초기 철기시대에 제작된 청동기들로, 철기시대에도
청동기는 권력층들의 권위와 힘을 상징하는 전유물로
활발하게 제작 되었다고 합니다.
이 문화재들은, 종류가 다양한 방울들이 함께 전해져 더욱
그 가치가 높은 문화재들이라고 합니다.
국보 제134호 < 일광삼존상 >입니다.
삼국시대 6세기 경에 제작된 불상으로, 청동에 금을 도금한
불상이라고 합니다.
크기는 8.8cm로 작은 편이지만 세부 표현이 섬세하고 광배에는
보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불꽃무늬를 치밀하게 새겨넣어
성스럽고 고결한 느낌을 주는 불상이라고 합니다.
국보 제128호 < 보살 >입니다.
역시 청동에 금을 도금한 삼국시대 7세기 경에 제작된 불상으로
머리에 관을 쓰고 몸에는 구슬장식을 두른 차림새가 화려한
불상이라고 합니다.
왼손에 정병을 들고 있는 것으로 봐선 관음보살로 추측을 하며
전체적으로 고매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보살상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 '경선사'가 새겨진 청동북 >이란 이름의 문화재입니다.
보물 제200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청동북은 사찰에서 의식을
치르거나 시간을 알릴 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옆면에는 제작 정보가 담긴 글이 새겨져 있는데, 고려 무관들이
장수와 승진을 기원하면서 이 북을 제작해 경선사에 바쳤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 '봉업사'가 새겨진 향로 >입니다.
보물 제141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향로 표면에 새겨진 글씨로
고려 태조 왕건을 모신 봉업사에서 제작된 향로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국보 제234호 < 묘법연화경 >입니다.
염색한 고급 종이에 귀한 금과 은으로 불교 경전을 정성껏
옮겨 쓰는 사경은, 공덕을 쌓는 일로 여겨져 고려시대에
크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국보 제210호 < 불공견삭신변진원경 권13 >입니다.
은으로 쓰여진 이 사경은 길이가 총 9m에 달한다고 합니다.
고려 충렬왕의 명으로 사경 전담기구에서 제작되었으며
고려 왕실 주도로 필사한 수준 높은 사경이라고 합니다.
첫머리에는 섬세한 금선으로 신장상을 그려 놓았다고 합니다.
국보 제235호 <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 >입니다.
화엄경이라고 부르는 '대방광불화엄경'은 법화경과 함께
한국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이라고 합니다.
「보현행원품」은 보현보살의 10가지 행원(중생 구제를 위한
마음과 실천법)을 담고 있으며, 금으로 필사한 사경이라고 합니다.
첫머리의 금선으로 표현한 그림은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그림으로, 내용을 장엄하게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국보 제241호 <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249 >입니다.
불교 경전을 목판으로 인쇄한 것으로, 고려 현종 때 부처님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을 극복하고자 수많은 불교 경전을 목판으로 인쇄했다고 합니다.
이를 초조본 대장경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국보 제243호 < 초조본 현양성교론 권11 >입니다.
닥종이에 목판으로 찍은 두루마리 형태의 대장경으로
글자가 선명하며, 고려 11세기 초조본 대장경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어 중요한 문화재라고 합니다.
보물 제935호 < 월인석보 권11·12 >입니다.
<월인석보>는 1447년 완성된 석보상절과 세종이 노래 형식으로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세조의 명으로 합치고 수정하여 1459년
간행된 것이라고 합니다.
< 십장생도 10폭 병풍 >으로, 조선시대 19세기에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원래의 십장생인
해, 산, 물, 돌, 소나무, 구름, 불로초, 거북, 학, 사슴에 대나무와
복숭아를 더하여 화면이 더욱 풍성해져 보이는 격조높은
병풍이라고 합니다.
< 뿔잔과 배모양 받침 >의 토기입니다.
삼국시대 5세기~6세기 중반에 점토로 제작된 토기로
모양도 특이할 뿐아니라 조형미가 뛰어난 토기라고 합니다.
< 배 모양 토기>로, 가야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을 한다고 합니다.
배모양 토기는 주로 낙동강과 해안가 주변에서 출토되는데
배와 수레바퀴가 결합된 토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배의 세부 요소를 자세히 표현해서, 당시의 배 모양을
짐작할 수 있는 토기로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나란히 놓여져 있는 이 두 토기는 < 검은 간토기 항아리 >와
< 붉은 간토기 항아리 >입니다.
초기 철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두 토기는
주로, 무덤에 함께 묻는 물건인 부장품으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을 한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화가 표암 강세황의 그림인 < 계산기려도 >입니다.
나귀를 타고 풍경 속을 거닐며 시를 읊조리는 여유가
가득 묻어나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그림 상단에 적혀 있는 시를 그림으로 옮긴 것으로, 이 시는 고려의 시로
중국 사대부들에게 크게 칭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절뚝거리는 나귀 그림자 뒤로 푸른 산은 저물어가고
기러기 울음소리 그친 가운데 붉은 나무는 가을일세.
국보 제258호 < 백자 청화 대나무무늬 각병 >입니다.
18세기 전반 경기도 광주 금사리에 위치한 관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이 백자는, 최상품 조선 백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 백자의 수준 높은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보물 제1390호 <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입니다.
병의 형태가 떡을 칠때 사용하는 나무 몽둥이인 '떡메'처럼
생겼다고 해서 '떡메병'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중국 동정호 주변의 소상팔경 그림 중, 동정추월이 병 전면에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병의 넉넉한 몸체가 그림과 잘 어우러지며 한없이 유유자적한
느낌을 주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백자의 그림을 더 가깝게 찍어본 것입니다.
안내판에 새겨져 있는 백자 뒷면의 그림을 찍어본 것입니다.
역시, 표암 강세황이 그린 < 계산허정도 >입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전망 좋은 정자가 있고, 그래서 주변의
풍경을 혼자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정취가 듬뿍
느껴지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들판의 물은 성긴 숲 밖에 흐르는데
텅 빈 정자에서 저녁 바람 쏘이네.
국보 제286호 < 천·지·현·황이 새겨진 백자 사발 >입니다.
순백의 색깔, 고르게 입혀진 유약, 단정한 굽 깎음새로 볼때
이 사발은 나라에서 관리하던 도자기 제작소인 관요에서
만들어진 최고급 백자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릇의 굽 안에는 천·지·현·황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그 중, 현(玄)이 새겨진 그릇의 모습입니다.
보물 제1069호 < 분청사기 조화 새·나무무늬 편병 >입니다.
균형미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편병이지만, 분청사기 특유의
형식에서 벗어난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편병이라고 합니다.
그림도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 자유분방하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편병이라고 합니다.
보물 제1428호 < 이사징의 부인 이씨의 묘지와 분청사기 >입니다.
조선 초기에는 무덤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묘지(墓誌)를 당시
널리 유행했던 분청사기로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진 오른편에 세워져 있는 한문이 적힌 분청사기가 바로 그 묘지입니다.
묘지에는 1남 2녀를 낳았으며 자식들이 누구와 혼인을 했고
언제 태어나 언제 세상을 떠났는 지에 대한 기록들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보물 제1039호 < 청자상감 모란무늬 발우와 접시 >입니다.
발우는 승려들이 사용하는 식기로, 도자기나 나무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대부분 한 점씩만 전하고 있는데 반해, 이처럼 온전한
한 조를 이룬 청자발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 까치와 호랑이 >입니다.
동아시아에서 호랑이는 영물이자 군자의 상징이었고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전령으로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조선 19세기 무렵엔 까치호랑이 그림이 널리 유행했는데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부른다는 의미가 있어서 집집마다 붙이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전해지는 다른 그림에 비해 이 그림은, 탄탄한 묘사 실력이
돋보인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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